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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전문성 살리는 길 공(空)론화 이젠 그만"
[ 2004년 11월 03일 14시 20분 ]
최근 열린 외과학회에서는 '외과의 오늘과 미래'를 주제로 패널토의가 열렸다. 개원가의 경영난과 외과의사의 정체성 부재 등에 대한 활발한 의견들이 오갔다.

우선 외과라는 고유 과목을 표방하고 개원하는 경우가 50%에 불과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내과와 소아과 등이 100% 진료과목 표방률을 나타내는 것과 비교할 때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중 '칼잽이'라는 외과의사의 고유역할을 실제로 하고 있는 개원의는 5.4%에 그쳐 외과 의사의 정체성이 심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이에 따라 복부수술 위주로 치중돼 있는 외과의 진료 분야를 확대, 비보험 분야 등을 통한 수익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개방형병원제를 도입, 외과의사가 자신의 고유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번 토의에서 좌장을 맡은 외과학회 기획이사 김인구 교수(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는 “개원해서 수익이 보존되지 못하고 자신이 수련 과정에서 힘들게 배운 기술들을 사용할 수 없다면 누가 외과를 지원하려 하겠는가”라며 “일차적으로 개원가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진행되는 토의 내용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던 중 김 교수가 마지막 던진 말은 이번 문제를 그냥 덮고 넘어갈 수 만은 없도록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7년전에도 학회에서 이번 토의에서 논의한 것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 적이 있음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오늘 또 우리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 그것.

김 교수가 건낸 약간 빛바랜 7년전의 초록집에는 정말 이번 학회에서 논의됐던 사안들에 대해 고스란히 수록돼있었다. 외과 개원가의 실태와 개방병원제에 대한 공론화 등.

특히 고유 전문진료과 표방 개원율은 60%를 상회하던 당시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당시에도 거의 같은 내용들이 다뤄졌었음에도,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에 공감했음에도 불구하고 7년 이후 제자리도 아닌 더 문제가 악화된 상태에 이르렀다”

김 교수의 이러한 지적은 외과의 어려움이 정말 아주 극심한 상황이라는 것을, 일회성으로 탁상공론만 해서는 해결책이 마련될 수 없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하고 있다.

7년전에도 좌장을 맡았던 김 교수에게는 이 같은 일회성 문제 제기의 무의미함과 함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의 필요성이 더욱 뼈져리게 다가왔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김 교수는 학회내에 이번 토의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전담할 수 있는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학회 차원에서도 개원가의 어려움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 방안을 논의해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자리"라고 말을 맺었다.

"훌륭한 칼잽이도 후학이 없으면 안된다. 아무리 바빠도 이제 수술방에서 나와 외과 살리기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김 교수의 의지는 학회에서 제안한 외과 살리기 정책이 실효를 거둬 어려운 2004년을 회상하고 조명하는 자리가 만들어지는 7년 후를 기대해볼 수 있게 한다.

아니 그보다 더 빠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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