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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들 法인식 높이는데 기여하겠다"
[ 2002년 04월 06일 15시 00분 ]
'국내 첫 변호사 출신 의대교수'
'국내 첫'이라는 타이틀은 이를 바라보는 제3자에게는 외경심(畏敬心)을 불러 일으키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국내 처음으로 변호사에서 의대교수로 전직한 연세의대 이경환 교수. 그 역시 자신에게 '국내 첫'이라는 타이틀이 부여되는 것에 대해 내심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최근 만나는 사람들마다 변호사에서 의대교수로 전직한데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그러나 사실 특별한 동기나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내가 살아가는 삶의 한 방식일 뿐입니다."
거창한 답변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다소 맥빠지는 답변처럼 들리지 모르지만 '삶의 한 방식'이라는 그의 대답에는 오히려 담담한 솔직함이 묻어있어 좋다.
간단히 그의 이력을 살펴보자.
서울대 법학과 졸업 이후 지난 85년 사법시험 합격. 이어 지난 88년 서울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소한 그는 '사람의 정'이 그리워 93년부터 고향인 충남 천안에 내려가 법률 서비스를 시작했다.
천안에서 변호사 업무를 보던 틈틈이 그는 연세대 보건대학원을 다녔고 결국 지난 99년 말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달초 의대 첫 강의를 시작하면서 수강생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가졌습니다. 하지만 첫 강의 이후 오히려 수강생이 늘어나 조금은 부담감을 덜었습니다."
지난 3월 첫 강의에 들어간 그는 이번 학기동안 의대 대학원·학부 및 보건대학원에서 의료법학에 관한 강의를 펼친다.
"의대 강의를 통한 목적은 의료인들이 법의 무지로 인해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히 의사가 개별적으로 지켜야할 행정법을 철저하게 인식시키는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의대교수가 아닌 변호사로서 바라본 국내 의료인의 법인식 수준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상당수 의사들은 10년 이상 의료 관련 분야를 전공하면서 자신의 의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스스로의 기준에 맞춰 법을 잘못 판단할 때가 있습니다."
의료인들의 법적 소양, 즉 법적 사고방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입니다. 의사의 임무는 환자의 생명과 연계되기 때문에 완전히 법에 의지하기는 힘들며, 때로는 윤리적인 부분이 강조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연명치료를 중단한 의사에게 살인방조죄를 적용한 보라매병원 사건에 대한 질문은 그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보라매병원 사건의 경우 굉장히 윤리적인 문제입니다. 현재 최종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말끝을 흐리는 그의 눈빛이 고단한 의료현장에서 법과 윤리 사이의 '평행선'을 유지해야 하는 의료인들의 고민을 반증하는 듯 하다.
"아직까지 의료에 관한 전문지식은 부족합니다. 앞으로 1∼2년간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중심으로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배아복제등 생명의학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해 볼 생각입니다."
'국내 첫'이라는 타이틀을 멍에처럼 지고 있는 그가 국내 의료계에 '의료법과 윤리'에 관한 새로운 장을 열게 되리라 기대해본다.
김상기기자(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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