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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환자 고통 함께 나누고 싶었다"
[ 2002년 06월 20일 15시 00분 ]
"외출할 때마다 거울만 들여다보며 좌절하는 탈모 환자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탈모증 환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싶다며, 삭발을 전격 단행한 한 피부과 교수의 스토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탈모증 연구그룹의 선도자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경희의료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

심교수는 지난 4월말 환자들의 모임을 준비하며, 대인기피증을 앓는 경우가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IMF 당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한 20대 환자가 있었는데 '이 친구 왜 이렇게 머리카락이 없어'라는 직장상사의 농담 한 마디에 충격을 받고 사표를 던졌죠."

심교수는 "탈모증을 앓는 환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여성 환자도 급증함에 따라 외출을 삼간 채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환자들의 고충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삭발한 채 환자들 앞에 섰을 때, 주변의 반응은 심교수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모두들 깜짝 놀라더군요. 환자들뿐 아니라 주변 동료들도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곧 심교수의 뜻을 이해한 환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친숙하게 치료에 임하고 있다. 처음에는 신기한 눈초리로 바라봤던 주변의 시선도 점차 "의미있는 일을 했다"는 것으로 바뀌어 갔다.

"한 달쯤 지나 이제는 머리카락이 많이 자랐는데도 불구하고, 머리를 왜 잘랐느냐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요즘은 그냥 귀찮아서 'TV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해버리곤 하죠."

웃음을 짓지만 짧은 머리 때문에 꽤 많은 시달림을 받았다는 것이 엿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 삭발을 통해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입는 탈모증 환자의 고충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머리가 짧아 모자를 쓰고 다녀야 했는데, 더운 날씨에 무척 고생했습니다. 가발을 쓰고 다녀야 하는 환자들의 고충이 몸으로 느껴지더군요."

심교수는 민간요법 등에 빠져 치료를 소홀히 해 상태가 악화되는 환자들을 만날 때마다 강조하고 싶은 대목이 있다. 바로 정도 치료를 받으라는 것.

"다양한 탈모 치료법중 아직 완전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를 계속 받는다면 결국 완치될 수 있을 겁니다."

평범한 진리같지만 심교수의 이 범구에는 크나큰 깨달음이 담겨져 있는 듯 했다.

박지호기자(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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