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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마인드 바꾸는데 3일 걸렸다"
[ 2002년 07월 13일 15시 00분 ]
"고시는 6월 28일자로 발표됐어요. 29일 일요일과 7월1일 임시공휴일을 빼면 정부는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은 셈이죠. 의사가 컴퓨터를 다루는 기계입니까?"

내과개원의협의회 김육(동작구, 서문내과) 공보이사는 최근 발표된 정부의 소화기관용약 관련 고시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정부가 발표한 약가인하 파일은 하루면 입력 가능하지만 수십년 동안 쌓인 의사들의 문화는 한번에 바뀔 수 없는 겁니다. 제일 풀기 어려운 문제가 문화의 차이인데 정부는 의사 마인드를 바꾸는데 고작 3일을 줬어요. 인간적으로 너무한 겁니다."

그는 "관료들도 새장관이 오면 설왕설래하면서 적응하는데 최소 한달은 걸리지 않느냐"며 이번 고시에 대한 정부 관료들에게 인간적인 섭섭함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처방가이드라인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발표된 이번 고시는 의사 처방을 사실상 제한하기 위한 '가이드 라인'의 성격이 강하다"며 그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관련 학회와 사전에 논의가 없었다는 것은 의학교육에 대한 엄청난 왜곡을 가져올 겁니다. 앞으로 소화제 뿐 아니라 순환기계, 내분기 등 수많은 약들에 대한 처방제한 조치가 보험재정 절감이라는 이유로 마구 쏟아져 나올 겁니다."

김 이사는 따라서 이번 고시를 "의사와 한자간 신뢰감 회복을 가늠하는 절체절명의 터닝 포인트"로 규정하며 "의료계는 불법고시에 맞서 지속적인 문제점을 지적해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정부 시책에 굴복하면 언제라도 의사가 쓸 수 있는 약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조치가 남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진료비 삭감을 불사하며 이번 고시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과의 경우 장기처방 환자는 약값 부담이 3∼4만원이상 차이가 나요. 한 순간 본인부담시킨다는 것이 의사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없는 문제죠. 한마디로 환자가 설사를 하건 말건 상관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진찰료 가나다군'과 관련 "불법고시가 남발되는 시점에서는 의료계가 힘을 합쳐 싸워야 한다"며 일부 진료과의 여론화 시도에 대해 우회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옛날엔 내과환자 1명보면 소아과 2명 정도의 수가를 인정받아 왔다"며 "그러나 요즘은 모든 환자에 대해 8,160원을 받아야 하는 것이 내과 개원의의 현실"이라는 말로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대신했다.

개원 10년차인 김육 원장. 그는 개원초 하루 10명의 환자를 진료할 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방사선사, 병리사를 채용해서 진료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그 과정에서 결혼때 마련한 집까지 팔아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가 지켜온 '의사와 환자가 지켜온 신뢰감'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환자와 멀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괴롭기 때문이다.

김태형기자 th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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