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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한의학 통합교육 모색해야"
[ 2002년 07월 27일 15시 00분 ]
의학과 한의학이 양립해 있는 현행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높지만, 양 진영의 격한 갈등으로 인해 해결책 도출은 요원한 것이 현실이다.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장을 역임중인 경희의료원 내과 김진우 교수는 "솔직히 의사와 한의사가 한 테이블에서 진료를 보게 된 것 만해도 큰 발전"이라며 양측의 뿌리깊은 불신을 먼저 지적했다.

김진우 교수는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이 수십년간 양립하면서 양 의료체계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며 "무리한 통합시도를 배제하고, 통합기초교육을 실시하는 등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로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김교수의 지적은 현행 의료제도가 초기부터 문제의 소지를 안은 채 출발하기는 했지만, 한 쪽을 다른 쪽에서 단기간에 흡수 통합하겠다는 발상은 무리라는 현실론에서 출발한다.

그는 "세계 대다수 나라들은 전통의학의 학문적 배경이 취약해 서양의학으로 자연스럽게 대치됐지만, 중국·대만·한국 등에서는 한의학의 뿌리가 깊어 독자영역을 지키고 있다"며 "중국의 중서의학 결합정책처럼 국가가 법으로 양 체계를 하나로 묶는 권위적 방식은 국내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전제했다.

김교수는 기존 의사와 한의사들은 이미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섣부른 통합논의는 감정적 대립만 부를 뿐이라며, 서로간 열악한 이해수준을 높이기 위해 학생시절의 교육방식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임상과정이 배제돼 있는 한계는 존재하지만, 한의대에 이미 해부학·생리학 등 의대 기초과정이 포함돼 있다는 예를 들며 "의대와 한의대가 공존해 있는 학교에서부터 한의대와 의예과의 기초과목을 통합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표명했다.

김교수는 현행 의료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이중진료로 인한 재정적 손실과 환자의 혼란, 신약개발 등 한의학 과학화 경로 차단 등을 예로 들었다.

김교수에 따르면 현재 양·한방 이중진료로 인한 의료비가 정확히 집계된 자료는 없지만, 97년 미국민들의 대체의학 이용빈도가 42.1%에 달했다는 점을 들어 국내의 경우 훨씬 높은 의료비가 과다 지출되고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질병의 오진·검증안된 약물의 오남용·무분별한 건강식품 오용 등의 폐해가 양 체계의 대립과 반목으로 더 부추겨지고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김교수는 "제도통합에 대한 한의사의 과민반응과 한의학에 대한 의사의 무지가 '한의학 과학화'라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계속 늦추고 있다"며 "한의학에서 이미 정확한 진단을 위해 첨단기기를 활용하고 있고, 의학에서도 허브 메디슨 등 한의학의 일부 장점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의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한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외에도 의과대학이 120여개에 불과한 미국에 비해 턱없이 높은 41개의 의대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인력수급 문제점과 저수가원칙으로 진료행위에 대한 보상이 원가에 미치지 못해 의학분야를 압박하고 있는 정책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김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평범한 내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는 깨닫지 못했던 양의학 대립의 문제점을 동서의학대학원장을 맡은 이후 절감하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생약성분 신약 등 한의학의 과학화를 통해 국내에서 이룰 수 있는 업적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지호기자(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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