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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들 한약에 대한 숨은 의도 버려야"
[ 2004년 06월 16일 08시 48분 ]
"약사들이 약학의 전문성을 위해 2년 더 공부하겠다는 거 안 말립니다. 아니 오히려 환영하지요. 그런데 문제는 약사들이 약대 6년제를 통해 교묘히 한약도 끌고 갈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젠 약사들이 한약과 관련해서 미련을 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근 약대 6년제와 관련, 이를 저지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대한한의사협회 안재규 회장을 16일(수) 우연히 만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안이 사안인지라 핵심적인 것에 대해 몇 가지 입장을 들어 보았다.

그는 "약사들이 양약에 대해 더 공부하고 전문가가 되겠다면 한의계가 태클을 걸 이유가 하나도 없다. 6년 아니라 60년이라도 좋다. 하지만 양약의 전문가가 되겠다고 하면서 약사법에서 한약 관련 내용을 그대로 두고 가는 것은 모순이다. 예전처럼 차후에 한의학 분야를 침해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계에서 "약대 6년제가 돼도 커리큘럼에 한약 관련 과정을 개설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검은 의도가 숨은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커리큘럼은 각 대학의 학장 자율이다. 법으로는 약대생들이 한약을 공부할 수 있는데 커리상으로 안한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법(약사법 / 현행 한약과 관련된 법 조항은 약사법 테두리내 있음)은 약사들이 한약을 공부할 수 있도록 장치를 해놓고 당분간 공부를 안한다고 하면 약사들의 과거 행태로 봐서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단언했다.

안 회장은 "이젠 약사회도 솔직해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약사회가 한약에 대한 속내는 감추고 이 같은 편법으로 자신들의 영역이 아닌 전문분야를 계속적으로 침해할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 이상의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예전에 어설프게 1차 한약분쟁을 겪었다. 하지만 이젠 그렇게 되지 않는다. 1만5000명의 생존권과 전문성이 걸려있는 문제다. 요즘 피가 바짝바짝 마른다.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피력했다.

안 회장은 약대 6년제와 관련, "쉽고 상식적으로 풀자"고 거듭 강조했다. "약의 전문가라 칭하는 약사들은 양약의 전문가만 되면 되는 것 아니냐. 한의학은 한의계가 한약사들과 함께 발전시키고 세계화시켜 나가겠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한약학 관련 법령을 따로 만들어 한약과 양약이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이 주장하는 요지"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과거 93년부터 96년까지 치러진 1차 한약파동때 협회 홍보이사와 부회장을 맡아 마음과 몸 고생을 겪었다. 그래서 인지 이번 사태를 맞는 감회가 남다른 듯 했다. "두 번 다시 당하지 않고, 옛날하고 다르지"라는 그의 말에서는 전장(戰場)의 출전을 앞둔 장수와 같은 비장함도 엿보였다.

오는 23일 전국집회를 앞두고 있는 한의협. 외부에서는 약대생들이 2년 더 공부하겠다는데 왜 한의사들이 거세게 반대하는지를 잘 모르고, 실제로 모를 수 밖에 없다. 이 같이 미묘한 상황에서 과거 한약파동의 중심에 서있었던 안 회장이 전국집회까지 열며 약대 6년제 저지에 목숨을 걸었다. 한약계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현명한 해결이 뒤따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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