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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제약맨 "적지로 뛰어들다!"
[ 2004년 05월 16일 11시 59분 ]
요즘 제약업계에서는 중외제약 최현식 前 부회장의 파격적인 행보가 화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었던 최 전 부회장이 적지나 마찬가지인 다국적 제약사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최 전 부회장의 현재 공식 직함은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대표 김진호)의 상임고문이다.
그의 행보가 화제가 되는 것은 최 고문이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이다.
그는 지난 66년 대한중외제약 공채 1기 사원으로 입사한 이래 98년 대표이사 사장, 1999년 부회장까지 오르는 입지전적 인물로서, 중외제약 한 곳에서만 38년을 몸담았다.
제약업계 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산업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당연히 국내 제약산업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제약협회에서 공정경쟁협의회 운영위원장과 의약품유통위원장을 맡아 토종 제약사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랬던 그가, 돌연 적지의 한가운데 뛰어들었다. 국내사와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는 외자사로 적을 옮긴 것이다.
쓴소리 마다하지 않는 '고문' 역할
GSK에서 최 고문의 역할은 회사의 경영 전반에 대한 자문을 담당하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최 고문은 40여년 가까이 국내사에서 근무하다 외자사로 옮긴 탓에 일종의 문화적 충격을 경험했다.
"입사 초기에 습관적으로 일찍 출근했다가 ID카드가 없어서 회사 앞에서 한참응ㄹ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출근시간이나 근무시간도 많이 다르고, 노는 날도 많고…, 하여튼 신입사원이 된 기분입니다."
그가 GSK행을 택한 데는 이 회사 김진호 사장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크게 작용했다.
유비가 제갈공명을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은 것처럼 GSK 김진호 사장도 최 고문을 영입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최 고문은 GSK를 '친한국적 기업'으로 평가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GSK는 한국시장과 한국고객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 회사로 평가받을 만합니다."
상임고문이라는 직함처럼 GSK에서 그가 해야 할 일은 회사를 '고문'하는 것이다.
회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그릇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회사의 경영진과 직원들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고문' 역할이 맡겨진 것이다.
"회사가 미래지향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것이 나의 역할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GSK의 인력들이 시대에 부합하는 생각과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고 중입니다"
그는 GSK가 미래지향적인 회사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4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뢰와 연대의식, 인품, 당당함 이 4가지는 21세기의 경쟁력입니다. GSK 의 성공여부는 이 4가지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사고방식을 갖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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