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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 걸린 보건소, 인력·사업 수술 시급"
[ 2002년 12월 14일 15시 00분 ]
보건소가 늘어나는 사업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과부하에 걸려있다.

최근 한국보건행정학회로부터 초대 보건행정인상을 수상한 안양시 만안구보건소 김찬호 소장. 지난 81년 의대 졸업후 20여년을 보건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공중보건분야 전문가다.

지금까지 많은 보건소를 거치면서 보건소정보화시범사업을 비롯해 영양보건시범사업, 수원시노인건강관리사업, 정신보건센터시범사업 등에서 상당한 족적을 남겼고, 근래에는 지역 노인보건사업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 소장은 보건소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주변 보건소장들이 한명 한명 사직하는 것을 지켜볼 때마다 심한 자괴감에 빠진다고 한다.

김 소장은 "지역보건사업이 늘어나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일은 늘어나는 반면 이를 감당할 조직이나 인력은 전혀 보충이 되지 않고 있어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야 할 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몇 년전까지만 해도 보건소는 결핵사업과 성병예방사업, 방역, 모자보건 정도가 업무의 전부였지만 지금은 저소득층 무료 암검진사업을 포함해 건강증진사업, 방문보건사업, 정신보건사업, 재활사업, 구강보건사업, 평생건강관리사업 등으로 기능이 대폭 강화되고 있다.

반면 인력은 현 정부 들어 상당폭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분업 이후 이직현상이 심화되면서 보건소 의사 결원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간호사 1명이 방문보건사업을 나가면서 가정의전문의가 해야 할 상담과 고혈압, 당뇨관리 등을 겸해야 하고, 구강보건사업 역시 치과위생사 1명이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

김 소장은 "관내 의사를 관리 감독해야 할 보건소가 의사들로부터 불법의료행위로 고발당할 처지"라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안양시 만안구보건소는 올해 9월 복지부의 건강증진사업에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하더라도 감당할 수가 없고, 단기사업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김 소장의 설명이다.

특히 정부가 재정절감을 위해 보건소를 저소득층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확대 이용하도록 유도하면서 저소득층의 의료이용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아무나 보건소를 이용하라는 식의 정책은 곤란하다"면서 "꼭 필요한 사람이 보건소를 이용하도록 하고, 보건소에 맞는 사업과 적정인력, 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일반 의사의 처우를 생각하면 누가 보건소에 근무하려 하겠느냐"면서 "자부심을 갖고 공중보건에 뛰어든 소장들이 몇 년을 못 참고 그만두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백화점식 사업에서 벗어나 저소득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 위주로 개편하고 필요인력을 보강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창욱기자(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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