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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제약사 영업사원되다"
[ 2004년 03월 07일 11시 44분 ]
한때 신인상을 수상하며 주가를 올리던 개그우먼이 제약 영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MBC TV 코미디 프로그램 '오늘은 좋은날'에서 "우~"하는 멘트와 함께 경석아빠(홍기훈)를 쫓아 다니던 우마담, 바로 박혜숙씨(30)다. 그는 현재 다국적 제약사 GSK에서 영업사원으로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개그우먼에서 제약사 영업사원이 되기까지 숨겨뒀던 사연과 지금의 입지를 굳히기까지 영업 현장에서 겪었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내게도 왕년은 있다"

박혜숙 주임은 한국외국어대 서반어과 4학년이던 1997년 8월 MBC 개그맨 공채 8기로 코미디언의 길을 열었다.

당시 재기발랄한 말투와 넘치는 끼로 MBC 코미디의 기대주로 평가 받았던 그다.

'오늘은 좋은날'이란 프로의 '울엄마' 코너를 통해 브라운관에 첫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후 '뽀뽀뽀', '남자셋 여자셋', '테마게임' 등 각종 프로그램을 누비며 스타의 꿈을 키웠다.

98년에는 왕성한 활동과 재능을 인정받아 코미디부문 여자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 후 최고의 해를 보냈다.


"개그우먼, 우울증 걸리다"

출발이 순조로웠던 탓인지 박혜숙 주임은 개그맨이란 직업에 쉽게 염증을 느꼈고 이에 따른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려야만 했다.

더욱이 KBS '개그콘서트'가 인기를 타면서 MBC 개그맨들은 암울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개그에 대한 회의와 위축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의 자리싸움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박 주임은 급기야 우울증까지 걸리기에 이른다.

박 주임은 "밥그릇 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상당했고, 좀더 시간이 지나자 만사에 의욕이 없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우울증 환자서 조증 환자로..."

우울증으로 6개월간 병원치료를 받은 박혜숙 주임은 '건강TV' 리포터로 활약하던 당시 친분을 맺은 홍혜걸 기자의 권유로 제약사 영업사원의 길을 택했다.

"그때는 영업이란 직업이 책, 보험, 자동차에만 있는 줄 알았어요. 약은 그냥 의사들이 알아서 처방하는 줄 알았는데…"

이처럼 제약에 전혀 무지했던 그가 지금은 대형제약사 중추신경계(CNS) 마케팅 부서에서 주임으로 근무하며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과 지식을 갖추고 있다.

현재 그가 담당하고 있는 약은 공교롭게도 '세로자트', '웰부트린' 등과 같은 우울증치료제 들이다.

직업전환을 통해 우울증을 말끔히 털어낸 그는 요즘 우울증 대신 자꾸만 웃음이 터져 조증을 걱정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박 주임은 오는 5월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으로, '5월의 신부'의 단꿈에 흠뻑 빠져있다.


제2의 인생을 꿈꾸며...

박혜숙 주임이 지금의 위치에 서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개그우먼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편견을 갖고 대하는 의사들도 적지 않았고 심지어는 문전박대 당하는 일까지 있었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넉살과 배짱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갔다.

"혹시 TV에서 저 본적 없으세요. MBC 개그맨이었던 박혜숙 입니다"란 멘트는 그와 의사들간의 친밀감 형성에 기폭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이제 막 영업의 매력에 빠진 박혜숙 주임은 몇 년 안으로 영업소 소장이 돼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영업소 소장을 통해 일에 대한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

특이한 이력 만큼이나 포부 또한 당찬 그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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