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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산별교섭 쟁취에 올인!"
[ 2004년 02월 25일 14시 01분 ]
전국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국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내달부터 실시되는 산별교섭에서 병원측과의 협상을 위해 요구안을 만들고, 대응전략을 수립하는라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다.

아담한 체구에 안경 너머 보이는 눈빛이 그다지 사나워 보이지 않는 그가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 중 가장 강성으로 꼽히는 보건의료노조에서 10년 넘게 활동해왔다는 것이 좀체 믿어지지 않는다.

82학번인 그는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다가 노동운동으로 전환한 '386 운동권 세대'의 전형이다.

그런 그에게 올해는 다른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의료개혁은 병원노사가 한목소리를 낼 때 가능"

산별교섭을 앞두고 병원사용자측은 보건의료노조가 너무 서두른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국장의 생각은 다르다.

"병원사용자측은 노조에서 산별교섭을 너무 서두른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94년부터 10년째 산별교섭을 주장해왔고, 충분히 단계적으로 천천히 준비해왔습니다."

10년을 넘게 충분히 준비해온 만큼 산별교섭에 대한 보건의료노조의 의지는 확고하다.

"올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산별교섭으로 밀고 나갈 것입니다. 이중교섭을 방지하기 위해 지부교섭을 최소화하고, 오직 산별교섭에만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 국장은 최근 열렸던 병원노사 대토론회 자리에서도 "눈보라 휘날릴 때까지 싸워서 타결한다"란 거친 표현을(?) 써가며 병원사용자측을 긴장시킨 바 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산별교섭에서 의료의 공공성강화를 비롯해 주5일제, 비정규직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할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가 내세우는 의료의 공공성강화는 기본적으로 공공의료기관을 더 확충하고, 50% 수준에 불과한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현행 수가지불방식의 개혁, 보건의료예산 증액 등이 핵심이다.

아울러 지방공사의료원의 복지부 이관과 주민발의의 조례제정을 통한 공공병원설립, 1·2·3차 병원간 의료전달체계 확립 및 중소병원의 역할 강화 등도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반드시 일궈내야할 것들이다.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공공의료기관을 30% 이상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10% 수준에 불과한 공공병원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가제도의 개혁도 중요합니다. 포괄수가제를 전면실시하고, 국민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불합리한 수가지불방식의 전면적 개혁을 위한 대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그러나 병원사용자측 입장에서 노조가 주장하는 의료의 공공성 강화는 정부가 해야할 몫일 뿐, 그저 공허하게만 들린다. 더구나 병원노사간 산별교섭에서 굳이 이런 사안을 놓고 협의를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법도 하다.

"의사들이 주장하는 의료개혁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의료개혁은 정부나 의료계, 병원노조, 시민단체 중 어느 한 곳이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산별교섭에서 의료의 공공성을 화두로 병원노사가 한 목소리를 낼 때 의료개혁은 그만큼 실현 가능해질 것입니다."



즉 현재 의료계가 주장하고 있는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료의 공공성 강화라는 큰 틀 속에서 병원노사, 나아가 시민단체, 정부가 사회가 합의를 이룰 때 현실로 다가온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병원노사 '제로섬 게임' 해서는 안돼

올해 산별교섭에서 '주5일제'는 노사간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병원노사는 '주5일제'와 '주40시간제'라는 명칭의 차이만큼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주5일제 논의의 출발은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입니다. 주5일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두 가지 원칙을 분명히 해야할 것입니다."

그는 일단 산별교섭에서 노사가 함께 만나 이견차를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5일제를 놓고 노사간 벌어지는 이견차의 핵심은 인력충원 문제일 것입니다. 병원은 인력충원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간호관리료 등급 인상을 통해 보충하고 나머지 추가적인 문제는 정부의 몫으로 노사가 함께 정부에 해결책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산별교섭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대세다.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산별교섭에 모든 것을 걸었다. 시쳇말로 '올인'한 상태다.

이주호 국장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

"주5일제나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놓고 병원노사가 '제로섬 게임'을 벌여서는 안됩니다. 노사간 합의를 통해 정부를 상대로 한 목소리를 내고, 서로가 서로의 것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병원노사의 몫을 키워나가는 그런 자리가 돼야 할 것입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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