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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투쟁에서 이성적 투쟁으로"
[ 2004년 02월 22일 17시 33분 ]
2월 전국의사궐기대회 기폭제가 된 부산시의사회(회장 김대헌) 촛불시위와 투쟁열차.

부산시의사회 김홍식 총무이사는 "집회를 열기로 결정한 이후 회원들이 얼마나 동참하고, 따를지 걱정이 없지 않았다"면서 "결과적으로 많은 선배 동료 후배들이 성원을 보내 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달 들어 자정 이전에 귀가한 적이 없을 정도로 발에 땀나도록 개원가와 대학교수들을 만나고 다녔다고 한다.

김홍식 이사는 "개원의 뿐만 아니라 대학교수들이나 전공의들에게 우리의 의료현실과 미래를 설명하면 모두 공감하고 적극 돕겠다고 나섰고 하루하루 집회 참여 인원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일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김홍식 이사는 "간담회에 가서 얘기하다보면 새벽 두시를 훌쩍 넘길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다음날이면 병원들마다 인원을 동원해줬다"면서 "투쟁열차 인원을 초과해 버스도 몇 대 더 예약하고 새마을열차 표도 추가예약해서 상경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홍식 이사는 "집회는 집회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집회를 열었다고 해서 정부를 굴복시키나 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힘들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점을 들어 그는 집회 이후 회원들의 정서적 공항을 극복할 구체적인 로드맵을 의협 집행부와 지역의사회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과거 의료계집회는 회원들이 왜 집행부가 가만히 있느냐는 요구에 밀려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열렸기 때문에 집회 이후 불만이 없었다면 이번 집회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기획된 것"이라며 "아무런 결과가 없으면 위태로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홍식 이사는 "의협은 집회 이후 4단계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회원들이 느끼기엔 부족점이 적지 않다"면서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수정보완해야 하며, 의사들의 정서와 국민들의 요구가 조화를 이뤄야 정부를 압박할 수 있고 국회를 움직일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을 공동인식에 기초한 이성적 투쟁이라고 일컬었다.

즉 의료계의 공동인식에 기초하면서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책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한 뒤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세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힘으로 우리 주장만 따라야 한다고 요구하면 성공하더라도 손실이 크다"면서 "공동인식을 위해 교육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홍식 이사는 "인식을 공동화하기 위해서는 의료계 내부 갈등의 벽을 허무는 것이 절실하다"면서 "집행부는 집회 이후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등 지금보다 열배 이상 노력해야 하며, 회원들도 집행부가 뭔가 해주길 바라지 말고 차분히 현실을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산청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의약분업 철폐투쟁을 벌였고, 일부 시민단체들도 의료사회주의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의료계는 이런 여론에 유의해 정책 대안을 제시해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홍식 이사는 "투쟁 준비과정이 힘들었지만 앞으로도 할일이 많다"면서 "바람직한 의료환경을 만드는데 10년이 걸리더라도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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