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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법학 조만간 보편적 학문으로 자리매김할 것"
[ 2003년 01월 25일 15시 00분 ]
『나에겐 아직 연인이 없어
지난 여름은 쓸슬한 계절
동구밖 빈터에 홀로 피어나
말없이 빈 하늘만 바라보았던
그땐 나는 가엾은 해바라기』(정용엽 詩, 해바라기)

누군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 그를 속속들이 이해하기란 힘든 일이다.

경희의료원 정용엽 계장(홍보팀)은 그저 스쳐지나가듯 바라보면 무뚝뚝한 인물처럼 느껴질 뿐이다. '가엾은 해바라기'라는 느낌은 좀처럼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올해로 병원 근무만 17년째다. 10년이 넘도록 한 직장에서 근무하다보면 지칠 만도 하건만 여전히 병원일과 삶에 대한 의욕이 흘러 넘친다.

그런 그가 최근 일을 냈다. 힘든 병원 생활 속에서 어느 틈엔가 대학원 과정을 마친 것이다.

모교인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에서 아직은 생소한 인터넷법무학을 전공, 최근 '원격의료계약의 법리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석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석사과정 전공인 인터넷법학은 인터넷이나 PC 통신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범죄나 인터넷명예훼손 등에 대한 법률문제를 연구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병원에서도 경영이란 용어가 일상화돼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 뿐만 아니라 행정직에도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대학원 과정에 진학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죠."

석사 학위 논문을 통해 국내외에서 미래의료의 하나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원격진료를 소재로 삼아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법률적인 문제를 조목조목 파고들었다.

"오래지 않아 원격진료는 병원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보험수가 문제나 의료사고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병원들이 도입을 주저하고 있지만 결국 원격진료가 보편화되는 시기가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자신의 전공인 인터넷법학도 지금 당장은 생소하지만 조만간 보편적 학문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도 나는 철없는 해바라기"

10년이 넘는 병원 근무에서 그는 매너리즘에 빠지기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다. 아침마다 늘 새로운 마음가짐을 품으려 노력한다.

"병원이라는 특수한 근무환경 때문에 출근 시간에 영구차 행렬과 마주칠 때가 많습니다. 병원이란 곳이 생과 사가 함께하는 공간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럴 때마다 독특한 느낌이 들면서 삶에 대해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곤 합니다."

생뚱맞게도 그는 시인이다. 시를 쓰면 누구나 시인이라지만 어엿하게 시집도 냈다.

병원내 의료진과 간호사, 행정직등 50여명의 회원인 활동중인 '경의문학회'(慶醫文學會)에서 발간한 공동창작시집 '술을 끊으며'에 5편의 시를 올렸다.

자신의 창작시 '해바라기'에서 『달빛강변에 다시 피어난다면 일생에 한번뿐인 그런 느낌 하나, 서툰 몸짓 하나로도 유혹할 수 있는 하얀치마 그녀를 만날터인데 아직도 나는 철없는 해바라기』라고 고백한다.

불혹의 나이에 아직도 스무살의 수줍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 하다.

"병원에 적을 두고 있는 한 비록 의사가 아닐지라도 아픈 사람들의 얼굴을 봐서라도 주어진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사람된 도리하고 생각합니다."

속속들이 이해할 수 없지만 그는 가엾지도 않고, 철부지도 아닌 '꿈꾸는 해바라기'다.

김상기기자(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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