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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는 수익, 민간의료는 공익 추구하도록 내몬다"
[ 2003년 02월 19일 15시 00분 ]
큰키에 싱거운 미소. '개원가의 독설가'로 그 이름이 유명한 오세창 전문의는 그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 외모를 가졌다.

의사 파업시, 또는 의사 파업이 거론될때 마다 "최고 지성인인 의사들이 의사 표명 방법으로 고작 택한다는 것이 집단 파업이냐"며 비난 섞인 말투를 서슴치 않았던 그는 의료계의 전유성이라 일컬어 질 만큼 선선한 미소를 지녔다.

"지금 의료계가 직면해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은 그 '정의(definition)'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의료계에는 '정의'가 없어요" 그는 만나자마자 '정의'를 거론하고 나섰다.

말인 즉, 공공의료는 공공의료의 길을, 민간의료는 민간의료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보건의료환경이 마련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의료계에는 그 개념 자체가 사라져 있다는 것이다.

"공공의료부문에서 수익성을, 민간의료부문에서 공익성을 강요하면서 '의사의 도덕성'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그 정의에 맞게 민간의료는 민간의료에 맞는 체계와 시스템을, 공공의료에는 공공의료에 맞는 규제와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그는 김용익 교수의 '공공의료역할'에 이론적 측면서 공감하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사실상 김용익 교수의 이론을 접해보면 '이상적'이다 라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그는 주장한다.

"공공의료기관이라 하면 '공공성'을 더 중시해야 함에도 현재 공공성(20%)보다 수익성(30%)에 더 치중하고 있고 민간자본으로 형성된 민간의료시장에는 '도덕성'을 표방하는 '공공성', 즉 지나친 정부의 규제로 수익악화 현상을 초래하고 있습니다"고 그는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이어 그는 "의사의 본 업무는 '의료'임이 자명한데 현 체계는 그 본 업무를 수행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도덕성'을 부각, 의사와 국민간의 불신감을 조장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의사'라는 직업이,'의료행위'라는 업무가 그 공공성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국내 현실은 그 '정의'를 망각했다고 그는 주장한다. 본질을 외면한 주변 것들을 부각, 그 본질조차 올바로 수행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첫번째는...두번째는......" 인터뷰 내내 그는 종이에 자신의 이야기들을 적어가며 하나하나 번호를 매겨간다.

그는 군출신 아버지와 은사인 수학선생 장인에서 인생을 배웠다. 그러한 그에게 '정의'란 조금도 어색함이 없는 몸에 맞는 옷과 같다.

"모든 분야에 있어서 그 정의와 구분이 명확해야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찾을 수 있으며 동시에 타인의 이익도 침해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의료계는 이 모든 것들이 뒤죽박죽이에요"

환자가 없으면 국민의 건강 수준이 높아졌구나, 국민의 건강이 좋아졌구나 라고 기뻐해야 하는 것이 '의사의 도덕성'이다. 그러나 현 체계에서 이같은 상황은 연출되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만약 간호사에게 월급을 못줄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의사가 있다고 합시다. 그 의사가 중절수술 한건만 하면 대체로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할때, 중절수술을 해달라고 찾아온 환자가 있다면 아무 거리낌 없이 좋다고 수술해 줄 의사가 있을까요?"

그가 마지막으로 질문 아닌 반문을 던졌다. 이 질문은 그 자신에게,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자신의 동료들에게 '의료인의 정의와 도덕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커다란 화두인 듯 하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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