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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일관성 아쉽고 국내제약사 핵심역량 집중해야"
[ 2003년 06월 22일 15시 00분 ]
한국인 처음으로 릴리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영업 총책임자에 임명된 홍유석 전 한국릴리 상무. 다소 차갑고 날카롭게 보이는 인상과 달리 차분한 어조에 소탈한 웃음은 그의 카리스마를 느끼게 했다. 이 달 중순 현지 부임에 앞서 잠시 시간을 내 귀국한 그를 만나 10여년 한국생활을 접고 다시 미국 땅에 발을 들여놓는 심경을 들어봤다. 현지 총책임자를 순탄히 마치면 차후 (주)한국릴리 첫 한국인 CEO(?)가 될 것이라는 설이 나돌 정도로 그는 능력을 인정받았고 전도유망한 미래를 보장받고 있다.
[편집자]
"우연찮게 릴리에 들어왔는데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러니까 92년 8월 미국 본사에 입사했고 한국에는 94년 11월 왔다. 그 때 과장이었나…"
홍유석 전 상무는 이력이 특이하다. 외대 졸업후 증권사 국제영업부에서 근무하다 미국으로 MBA 선진기법을 배우러 떠났다. 거기서 릴리와 인연을 맺어 제약계에 투신했다. 후회하냐는 질의에 그는 "가끔 그렇기도 하지만 보람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사적으로는 혼자 한 것이 아니지만 회사 조직이 대폭 강화된 것, 공적으로(포괄적으로)는 마케팅을 하면서 그 결과가 수많은 환자를 비롯 많은 사람들한테 큰 도움을 줬다는 것을 보람으로 꼽았다.
금융 등의 분야가 개인적 측면이 강하다면 제약 파트는 본인의 역할에 따라 조직 내외부적으로 많은 사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홍상무가 재직할 때 릴리는 자이프렉사와 젬자같은 혁신적인 약물들이 런칭됐고 조직 내외부의 역량과 결과물이 좋게 나타났다.
이번 미국 근무는 본인이 자청했다. "릴리 생활 11년중 9년을 한국에서 보냈다. 장기적 커리로 봤을 때 이젠 다른 시장도 경험해보고 싶었고 그런 기회가 온 것 같다"면서 "2~3년후 돌아오지 않겠냐"고 웃음졌다. 이 대목서 기자가 혹 'CEO'로 오냐는 질의에 "직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잖습니까"라며 답변을 피했다.
질문을 업무쪽으로 전환, 한국 제약계를 경험하면서 느꼈던 경험과 고언을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거두절미 '정책의 일관성, 정책의 기조'를 들었다.
"다국적사에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는 일에 시작과 끝에 있어 같은 정책기조로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단적인 예로 신약 개발에서 투자 대비 효용이 떨어진다면 내가 국내제약 CEO라도 이 같은 상황서 장기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다른 쪽에 관심을 갖고 단타에 치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제약계는 바이어와 셀러의 균형이 맞지 않다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제약사들이 자기 모델들을 정립해 나가고 거기에 집중투자를 해야 한다. 일부 독특한 모델링을 만들어 내는 회사도 있지만 다들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하다. 앞으로는 자기들 잘하는 분야가 있으면 핵심역량을 집중해서 전문화시켜 나가야 한다. 서로가 장단점이 다른 만큼 자신들만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뼈있는 답을 내놓았다.
홍 상무는 소위 회사내에서 진골로 평가받는다. 자신은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주변 인사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한국이 아닌 미국 릴리로 입사했고 MBA출신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94년 들어온 뒤 고속승진이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는 단편적 사실에 근거한 것. 그가 업무능력에서 보여준 철저한 프로정신과 개척력, 또한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은 그의 승진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이 같은 배경이 가능했던 것을 묻자 그는 'Respect(존경)'와 '사명감'으로 갈음했다. "MBA 출신이라고 해서 새로운 마케팅 기법 같은 것을 도입한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일에 사명감을 갖고 또 그 일을 통해 나 자신과 주변 조직원들이 상호 인간적인 측면뿐 아니라 결과물로서도 '리스펙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이 대목서 "그 동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외부에서 좋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다"며 자신이 이 만한 위치에 오른 공을 주변 지인들에게 돌렸다.
그 와의 인터뷰중 '리스펙트'는 가슴에 와 닿았다. 리스펙트는 릴리의 전세계적 3대 모토(사훈:Respect For People)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의 리스펙트한 가치가 한국인뿐 아니라 전세계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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