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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상호 존중 안하면 의료는 퇴보"
[ 2003년 06월 17일 15시 00분 ]
최근 심평원이 일부 병원에서 판독지를 부착하지 않고 판독료를 부정청구한 사례를 적발하면서 방사선과의사의 전문성 인정 문제가 새로운 조명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몇년새 개원의가 급증한 반면 적정 수가가 보장되지 않으면서 전문과목간 진료영역 갈등도 가시화돼 전문성에 대한 교통정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대한방사선의학회 허감 이사장은 "의료계가 서로 영역싸움을 하면 해당진료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수익창출이 목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전문성을 저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허 이사장은 "의사가 기본적으로 모든 의술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은 포괄적 의미"라면서 "인근에 해당질환을 보는 전문의가 없을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지만 바로 옆건물에 전문과목이 있으면 환자를 보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문성을 존중한 결과 이뤄놓은 의료발전이 붕괴할 위험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허 이사장은 임상과에서 진단방사선과나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외래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는 과를 배려해야 한다는 견해다.

그는 "임상과들이 이들 전문과목의 영역을 침범하면 이를 방어를 하기 위해 직접 외래를 보는 수밖에 없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안방을 지켜야 할 전문의들이 병원을 떠나게 되는 것"이라며 무차별적 경쟁을 우려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허 이사장은 일부 임상과에서 직접 판독을 하는 것에 대해 비판론을 폈다.

그는 "쉬운 판독은 임상과에서 직접 하고, 어려운 것만 진단방사선과 전문의가 하면 되지 않느냐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면서 "전문성을 요하는 판독을 한다고 수가를 더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되면 존립할 수가 없지 않느냐"고 잘라 말했다.

방사선과의 전문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고유 업무를 포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판독은 영상 촬영의 마지막 한 단계가 아니라 일련의 검사과정의 일부분이라는 인식이 시급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판독은 방사선과 전문의가 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진료과별 전문성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과 의료계 내부 자정을 시급하다는 것이 허감 이사장의 주문이다.

허 이사장은 "단기적으로는 의협과 복지부에서 전문성을 보장하도록 방향을 세우고 비효율을 청산해 영역싸움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법조계도 의료사고를 다룰 때 의사가 전문분야 진료를 했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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