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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속에서 진료하지만 보람"
[ 2003년 10월 08일 17시 10분 ]
"가을의 섬진강은 경관이 아름답습니다. 가을이 지나기 전에 구례에 한번 꼭 다녀 가십시오. 우리 지소에 오면 둘이 먹다 죽어도 모를 된장 뚝배기를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광주에서 하동의 남도대교쪽으로 1시간 반가량을 가다보면 섬진강 시인이 산다는 마을이 나온다.

가을의 청명한 햇살을 받아 금빛 물결을 이루고 있는 섬진강을 바라보면 빨려들어갈 것 같은 영화에서나 봄직한 경관에 넋을 놓게 된다.

쌍계사와 연곡사와 같은 고찰이 있는 구례마을의 뜨락에 자리잡은 토지리 보건지소는 의료진이래봐야 지소장과 간호사 한명이 고작이다.

시골구석이라 차린게 이렇다면서 된장 뚝배기 하나에 고추와 오이 몇 개를 내놓으며 기자를 맞이한 염기탁 토지리 보건지소장은 이 곳만큼 여유있고 넉넉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 곳에 언제부터 근무하게 됐는지
금년 봄 4월21일부터 근무했는데 벌써 가을이 됐네요

일반병원에서 근무하는 환경과 많이 다를텐데
오전에는 진료를 하고 오후에는 대부분이 행정업무를 합니다. 가능한 한명의 환자라도 더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약 3~4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데 시간이 너무도 빨리 갑니다.

환자 보면서 재미있는 일이 있다면
농촌이고 연세드신 어르신들이 많아서 진료의 순서같은 것이 없어요. "나가 바쁜게 싸게 하더라고 잉..." 하면서 들어오면 그만이죠. 아무리 간호사가 순서가 어떠니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면 내가 웃으면서 안마도 해드리고 너스레를 떨면 미안해 합니다.

그렇다면 어려운 일은
다른 공공기관도 마찬가지지만 예를 들면, 중이염 환자에게 적정한 검사를 하고 검사결과에 따라 처방을 해야 하는데 시설이 없으니 항생제 처방만 하고 마는 경우가 많아 가슴이 아픕니다.

취약지 근무 의사로 보람을 느낀 일이 있다면
신경통 환자들이 많은데 진료를 잘 받았다고 고추 몇 개, 오이 몇 개 따가지고 오시는 어르신을 보면 감동 그 자체입니다. 취미삼아 배운 침술이 어르신들한테 인기가 아주 좋습니다. 어르신들이 너무 순박하니 세상이 모두 맑게 보입니다.
김기철기자 kgc@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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