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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에서 버릴카드는 과감히 포기해야"
[ 2003년 07월 13일 15시 00분 ]
"협상에는 상대방이 있다. 결국 밀고 당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버릴 카드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최근 복지부는 법정 영수증 발행에 따른 문제점이 불거지자 연말 소득공제용 진료비납입확인서 서식을 제정해 확인서 1장만 있으면 환자들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요양급여기준규칙상 영수증 서식까지 간소화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복지부는 영수증 서식에 있어 병원용은 개정하기로 했지만 의원에서 사용하는 간이영수증은 현행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의협이 간이영수증의 '공단부담금란'을 삭제할 것을 계속 고수하자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임종규 보험급여과장은 "법정 영수증 서식을 개정키로 한 것은 환자와 의료기관 모두에게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기본적인 알권리에 속하는 공단부담금을 빼달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설득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고 못박았다.

"환자 입장에서 총진료비 중 얼마를 본인부담하는지 아는 것은 기본"이라며 "그런데 의협만 공단부담금을 빼달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카드"라는 것이 임 과장의 설명이다.

임 과장은 "정부는 의료계든 약계든 논리적 타당성이 있는 요구에 대해서는 가급적 수용한다"면서 "제도 개선을 요구할 때에는 분명한 근거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지 한쪽 입장만 가지고 불만을 토로하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병원계는 복지부의 공로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재정경제부가 법정영수증에 한해 소득공제를 받도록 소득세법 시행규칙을 재정했다는 점에서 엄밀하게 말하면 굳이 복지부는 나서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 과장이 재경부 소득세제과장을 만나 소득공제상 문제점을 보완하기로 절충하자 병원계는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임 과장은 "정부가 정책을 결정할 때에는 충분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이고 수용가능한 대안을 선택한다"면서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하지만 타당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과장의 이런 스타일은 다른 현안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보험급여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직후 의정합의를 존중해 의협이 제정한 소화기관용약 권장지침을 심사에 반영토록 결정한 바 있으며, 50여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인뒤 DRG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장 목소리를 듣고 취할 것은 정책에 반영하되, 권위적으로 버티지 않는다는 것이 임 과장의 지론이다.

임종규 과장은 "의료계도 모든 것을 다 얻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의협은 의사 개개인의 욕구를 다 만족시키려하기 보다 회원들을 설득할 것은 하고, 포기할 것이 있다면 빨리 해야 의정간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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