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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직원 '인간 對 인간으로' 만난다"
[ 2003년 08월 27일 15시 00분 ]
"나는 '원장'이 아닙니다. 그냥 심재욱일 뿐입니다"

워낙 말을 아끼고 자신의 공적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인 듯 한데 이 대목에서만큼은 다변(多辯)이 됐다.

삼성제일병원에서만 느껴지는 어딘지 모를 다복함의 비결에 대해 심재욱 원장(산부인과)은 이렇게 전한다. 직원도 환자도, 원장도 아닌 그냥 한 '인간 對 인간'으로 만날 뿐이라고….

심 원장의 방은 매우 소박(?)한 느낌이 들었다. 여느 교수 연구실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이 여기 저기 쌓여있는 서류 더미와 책들, 그리 크지 않은 규모 등은 희끗한 흰 머리에 인자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아주는 심 원장의 소탈함과 썩 잘 어울렸다.

그는 일반적으로 표방돼는 '환자 중심병원',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병원' 등과 다른 지론을 가지고 있다. 바로 '직원 우선 병원'이라는 점.

"자신의 마음이 편해야 남들을 돌볼 여유가 생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직원들을 먼저 배려할 때 그 편안함과 여유가 환자에게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그 귀착점은 '환자 우선' 이었지만 출발점이 남달랐다. 실제로 심 원장은 몸소 직원들의 생일 등 경조사를 직접 챙긴다. 매달초, 매일 아침 직원들의 안부를 챙기는 일로 일과를 시작한다. 직원에 대한 그의 이 같은 배려가 자연스럽게 환자들에게 이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올해로 개원 40주년을 맞이한 삼성제일병원은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 '한마음 한가족 특별공연', '금난새 초청 태교 콘서트', '남산 도보행진 및 건강 마라톤', '독거노인 집단장' 등이 40주년 기념 연간행사 목록에 포함됐다.

전달받은 15페이지의 개원 40주년 기념 연간 행사계획서의 다양한 기념행사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모두가 직원과 환자와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병원과 직원, 환자들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계기가 필요했습니다. 가장 쉽게 가까워 질 수 있는 것이 문화 행사를 통한 것 아니겠습니까?" 심 원장은 그 취지를 밝힌다.

이러한 취지는 병원이 최근 국립극장과 함께 이색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건강나눔·문화나눔 캠페인'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병원은 극장의 각종 야외행사 및 공연에 의료지원 및 원내진료 편의 등을, 극장측은 병원에 각종 공연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이 그 주 내용이다.

이의 일환으로 병원은 다음달 개원 40주년 기념 공연 '연산'의 관람 기회를 전 직원들에게 갖게 할 예정이다. 심 원장은 이번 행사가 같은 공연을 보며 전 직원들이 함께 느끼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심 원장의 노력은 병원을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여성전문병원'으로 발돋움 하도록 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복강경을 이용한 영구 피임술의 최초 시술과 민간병원 첫 시험관 아기 임신 성공, 동양권 최초 동결 수정란 이용 시험관아기 임신성공 등의 결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또한 병원은 주산기 중심의 복합시설 '모아센터' 설립과 진료 환경 개선 등 사업 추진을 통해 산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병원은 이를 바탕으로 2005년까지 이제 국내 최고가 아닌 전 세계적인 여성 전문병원으로 발돋움 할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산모라는 한 집단 군의 욕구가 아닌 산모 개개인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세분화되고 특화된 공간을 만들 생각입니다. 그것이 결국 출산율 저하 등으로 고민하는 전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봅니다" 그는 앞으로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인터뷰 도중 흰 가운을 벗어버렸다. '원장'이라는 권위의 옷을 스스로 탈복(脫服)하고자 한 의지의 표현이었을까?

직원과 환자와 허물없이 대면하는 심 원장의 모습이 바로 개원 40주년을 맞아 한단계 더 높게 비상하려는 삼성제일병원의 현재이자 미래의 단상인 듯 하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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