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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라도 병원 문 닫지 못하는 심정 아세요?"
[ 2006년 06월 11일 14시 14분 ]
지난 1일부터 건강보험의 입원환자 식대가 보험급여화 된 가운데 이번에 책정된 산모식대에 대한 산부인과 의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저출산시대를 맞아 개원의 중 아기받는 것을 포기한 산부인과 의사들이 이미 절반을 넘어선 상태에서 이번에 산모 식대마저 턱없이 낮은 수가로 책정돼 산부인과를 통해서는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원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병원경영이 적자상태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 배운 게 도둑질 뿐이라는 말처럼 산부인과 의사를 안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마땅히 없어, 병원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최영렬 회장은 “나이든 의사들은 병원 폐업하면 실업자 밖에 안된다”며 “실업자가 되면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닥쳐올 문제들이 너무 크기 때문에 병원이 적자라도 그냥 운영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최영렬 회장은 이번에 책정된 산모식 수가 3390원(1식 기준)으로는 한 달 분만건수가 17건 미만인 병원의 경우 경제원리에 따라 도태될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산부인과는 한밤중에라도 분만하는 경우가 있어 조리사 직원 1명은 꼭 필요하며, 그 급여가 130만원 정도만 하더라도 이를 산모 17인으로 나누면 대략 한 명당 7만6000원 정도를 분담해야 한다.
이 조리사 인건비의 절반은 병원직원들 식사 준비에 투자한다고 인정하면, 산모 1인당 약 3만8000원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자연분만의 경우 평균 2박3일 입원하기 때문에 10끼의 식사를 한다손 치더라도 그 식대를 모두 합쳐도 3만3900원 밖에 되지 않는다. 즉 한달에 17건 미만 분만하는 병원의 경우 이같은 산모식대로는 조리사 직원 한 명의 인건비도 보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심평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연간 분만건수가 200건(한 달로 환산하면 약 17건) 미만인 요양기관은 전체 분만을 취급하는 산부인과의 72.5%에 달했다.
최영렬 회장은 “산부인과의 몰락을 방치하지 않는 것도 간접적인 출산장려 정책”이라며 “산모식을 멸균식처럼 분리해 한 항목으로 만들어 현재 산부인과에서 제공하고 있는 산모식이 그대로 이어지거나, 더 좋은 산모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또 하나의 출산장려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영렬 회장은 “산모식은 특성상 일반식 만드는 인건비로는 제공하기 힘들다”며 “더구나 산모 식사의 질은 출산을 앞둔 산모가 출산병원을 선택할 때 기준으로 삼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정도”라고 부연했다.
특히 최 회장은 정부의 보험급여 확대정책이 오히려 산부인과 의사들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경우를 예로들며, “일본은 자연분만이 질병은 아니기 때문에 보험적용이 안되고 있고, 대신 출산하면 산모에게 약 30만엔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출산장려정책으로 자연분만을 보험적용시켰을 뿐 아니라, 이번에 식대마저 급여화하면서 산부인과 의사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영렬 회장은 “건강보험은 한번 보험이 적용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다”며 “특히 질병도 아닌 식대를 보험적용시켜 앞으로 발생할 의료비 폭등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의문”이라며 정부의 한탕주의적 보험급여 확대정책을 비난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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