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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은 과학이자 예술이다"
[ 2006년 10월 08일 18시 42분 ]
"의사들은 의학을 과학이라고 전면에 내세워 강조하지만, 의료수가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의학을 과학이라고만 정의할 순 없다. 의학은 과학이자 예술이다"

이는 지난 3년여동안 심평원에서 상대가치점수연구개발단 총책임을 맡아서 이끌어 온 이충섭 단장이 최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신상대가치점수 연구개발 작업을 마친 소감을 밝히면서 던진 한마디다.

그는 이번 상대가치점수 전면개정 작업이 앞으로 최소 5년은 더 진행돼야 어느정도의 근거와 기반을 갖춘 상대가치점수가 될 것이라고 솔직히 털어놓으면서도, 이번 작업은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에 전혀 없었던 수가결정의 새로운 정책자료들에 대한 레일(기초자료)을 깔았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던 요양급여비 산출을 위한 근거자료를 축적했을 뿐더러, 예전의 자료들이 근거가 있는지조차 다시한번 의구심을 갖게 됐으며, 앞으로 그에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건강보험은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이나 돼 수가를 매기는 정책결정의 근저에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표적인 예가 상대가치점수이듯이 자원배분의 근거나 자료가 거의 없음을 느끼게 됐다"고 소회했다.

그는 또 "보험자나 가입자들은 예를들면 '보험료 형평부과'처럼 막연하게만 제대로 된 상대가치 값만 요구하지만,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뭘 근거로 상대가치를 만들어야 할 지조차 모르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치료재료 별도보상 체계에 대한 틀을 만든 것에 대해 보험자측에서 이의 제기를 하는 것과 관련, 이 단장은 "예전자료가 있는 지, 현재의 재료대 평균값이 정확한지에 대한 고민을 간과한 것"이라며 "서로 뭔지 제대로 모르고 주장하는 것 밖에는 안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상대가치점수의 5년에 걸친 부분적인 반영 계획과 진료과목 및 부문간 점수체계의 벽을 허물지 못한 것과 관련, "하루아침에 수가가 반토막이 난다면 의사들이 어떻게 나올 지를 한번 생각해보라"며 "의료는 과학이 아니고, 시설, 종별, 인력 등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순차적인 절차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쇼터(Shorter)의 캠브리지 의학사에 나오는 말을 인용 "의료는 과학이 아니다, 과학이자 예술"이라고 밝힌 이충섭 단장은 "의료는 정의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객관적인 근거가 쌓이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쌓였다하더라도 하루아침에 깰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상대가치점수 개편작업을 그동안 한 10년정도 해 왔다면, 앞으로 5년간에 걸쳐 20%씩 적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며 "그동안 개정작업을 해 보니까 우리가 너무 빈손이었다는 걸 느꼈고, 이는 공급자들도 100분 공감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도 12년동안 상대가치 개정 준비작업을 벌인 후 4년에 걸쳐서 25%씩 단계적으로 적용한 선례가 그 있다.

아울러 이번 상대가치점수 개정작업과 관련, 그는 "일단 이 시스템을 갖춰놓으면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 자료들이 대외적으로 공개되면 일반 국민들에게는 의료수가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며, 정책당국에는 보건의료정책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으며, 의사들간에도 견제기능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개발단을 이끌어 온 단장으로서 겪은 고충을 묻는 질문에 이 단장은 "연구를 진행해오던 중 직원 한명은 유산할 뻔한 일이 있을 정도로 많은 고생을 했다"면서 "개인적으로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는 이 작업을 계속 강요할 수 있을 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직원들의 노고를 가장 크게 걱정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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