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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한테도 책임이 크죠"
[ 2006년 11월 19일 16시 15분 ]
"우리 책임도 사실상 크다"
행여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고 느끼지 않았을까. 흉부외과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요즘 젊은 의사들에게 “너네는 힘겨운 과정을 거쳐 뭔가를 쟁취하려는 도전 의식이 없어”라고 부르짖기에는 너무 많은 문제점들이 난마처럼 얽혀 있었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 대한흉부외과학회장에 취임한 이선희(성모병원 흉부외과)교수는 17일 격세지감보다는 ‘우리에게도 책임은 있지…’라는 한 마디로 젊은 의사들을 이해하고, 또 이해하는 듯 했다.
자신이 지나온 발자국이 지금의 그들에게 길이 되고 방향타가 됐을 거라고 생각하면 어깨는 더욱 무거워 진다.
이선희 교수는 “보람을 찾겠다는 의사들이라 해도 뚜렷한 비전과 재투자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돈보다 사명이 중요하다’는 그 어떠한 위로도 어려운 게 요즘 분위기”라고 전했다
흉부외과 전문의 기근은 벌써 10년을 넘겼다. 그는 “사실 흉부외과 기피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고 일축하며 이러한 현상을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사태’라고 진단했다.
‘정책적 불평등’ 흉부외과 전문의 기근 야기
실제로 최근 3년간 전공의 확보율이 50%에 채 못 미칠 정도로 흉부외과는 전형적인 전공의 기피 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흉부외과는 의사 기근현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대동맥술 등 난이도 높은 수술은 능력있는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가톨릭의대의 경우는 양호한 편”이라는 이 교수는 “보통 2명의 집도의 외에 전공의 2명이 참가해야 할 수술이지만 전공의가 없어 인턴과 간호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병원도 상당수”라고 소개했다.
더욱이 중도하차하는 레지던트가 속출하고 있는 것은 그 같은 실정을 더욱 단적으로 확인해준다. 이 교수는 ‘레지던트 중도 이탈’의 원인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한 의보수가 외에 의료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고충 및 개인의 비전을 찾기 힘든 대학병원 내 분위기를 꼽았다.
이선희 교수는 “흉부외과 전문의의 고난도 의료행위가 현행 의료보험 체계에서 적절한 보상을 못 받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이 엄청나다”며 “정책부재로 유능한 인력이 사장되고 의료인력의 균배가 깨어지는 현실은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숙련된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교육 및 수련기간을 거치는데, 막상 수입은 기대에 턱없이 못미쳐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외과는 약제가 아니라 기술과 지식으로 환자를 다뤄야 하며, 이 때문에 잘 훈련된 전문의의 부족은 응급환자나 암 등 중요한 질환자에 대한 처치 지연과 부실로 이어진다”며 “결국 국민건강에 대한 위협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흉부외과 전공의에게 ‘축복을’
대학병원의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스탭으로서 수련과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가 하면 진료와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 정신적·체력적인 고충이 크고 시간도 태부족해 교육 부실로 이어지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선희 교수에 따르면 이같은 상황은 지방으로 갈수록 또한 비교적 규모가 작은 종합병원으로 갈수록 심해진다. 레지던트1~4년차가 전무한 대학병원이 줄을 잇고 있다.
그는 “레지던트들의 빈자리는 단순히 특정 과목 기피 현상이나 공급의 불균형 등을 벗어나 당장 환자들의 건강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해법은 사회적 인식 전환과 의료제도의 보완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가 실상을 면밀히 파악하고 평가해 이에 걸맞은 정책을 제시한다면 틀림없이 반향이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단언이다.
난마처럼 얽혀 있는 제도와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율 0%. 그럼에도 이교수는 이 문제를 극복하고 흉부외과 발전을 위한 싹을 틔우기 위해 ‘사명감(使命感)’을 강조했다.
‘젊은의사’ 들이 각 분야에서 전문적 식견과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막힌 곳은 뚫어 주고 굽은 곳은 펴 줄 수 있을 때라야 의료 분야의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지금 이 교수는 사명감을 뿌리로 삼고 정책이 수립된다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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