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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의에 왜 시민단체 등이 반대하냐면…"
[ 2006년 12월 06일 14시 36분 ]
지난 1일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도 수가 및 보험료에 대한 결정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난해 합의사항인 유형별 계약은 실행되지 못했으며 가입자 단체가 퇴장한 상태로 표결처리가 진행되는 등의 진통을 겪었다. 때문에 가입자 단체에서는 지난해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복지부 유시민 장관 등을 직무유기로 고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건정심에 참여했던 경실련 신현호 변호사를 만나 올해 건정심의 문제와 내년도 수가계약 방향에 대해 들어왔다.[편집자주]

"최소한 유형별 분류라도 했어야 한다"

신현호 변호사는 올해 수가계약과 관련해 최소한의 유형별 분류도 시행되지 않은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가입자 단체에서도 유형별 계약이 진행될 경우 최종적으로 2.05%의 단일환산 지수를 적용키로 했으며 의약단체도 계약 방식에 대해서는 동의한 상황에서 공익대표의 단일안이 제시되면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형별 분류는 이미 지난해 계약 가운데 하나이며 최소한의 유형 분류가 이뤄질 경우 해를 거듭하면서 점차적으로 세부적인 분류가 진행돼 각 유형별로 공정한 환산지수가 적용될 수 있었던 시발점이 늦춰졌다는 것이 신 변호사의 설명이다.

신 변호사는 "유형별 계약은 의약단체와 가입자 단체가 합의한 올해 계약의 기본 원칙이었다"며 "이 것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입자 단체가 어떻게 의약단체 각각의 상황을 고려해 공정한 환산지수 적용을 논의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한번 인상된 환산지수는 쉽게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환산지수에서 의원급이 저평가되고 약국이 고평가됐다고 하지만 단일 적용시 이러한 문제는 시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가결정 표결처리는 '건정심 구조 취약성 드러낸 것"

신현호 변호사는 "복지부 건정심의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합의를 통한 수가 및 보험료 결정보다는 표결 등의 파행처리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건정심은 가입자 단체와 의약단체 및 공익대표의 상호의견 교환의 장이 되기보다는 정부가 향후 파급효과를 고려해 양쪽의 입장을 저울질, 최종 결정을 위한 거수기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특히 건정심에 생존적인 절박함을 드러내고 있는 의약단체의 상근위원이 참여, 상당한 협상력을 발휘하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수가 및 보험료 결정에 대한 위기감이 부족한 가입자 단체에게 이런 구조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신 변호사의 설명이다.

신 변호사는 "현재 건정심은 정부가 가입자와 의약단체 가운데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정이 이뤄져버리는 구조"라며 "개미군단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입자 단체들의 연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가입자 단체의 반발보다 의약단체의 대응을 더 크게 고려해 공급자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입자 단체가 유시민 장관 등을 직무유기로 고발하려는 이유 역시 복지부가 유형별 계약을 위한 의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며 "복지부의 유형별 계약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면 법령 개정을 할 수도 있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상대가치점수 위험도 분석, 실제 의료분쟁시 사용"

현재 우선적인 수가 및 보험료 결정을 위해 논의가 유보된 상대가치 점수 적용에 대해 신 변호사는 위험도는 반영하되 총점 순증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단순히 순증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도 분석으로 순증되는 37억점에 해당하는 금액 2000여억원을 실제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의료계를 도울 수 있는 기금으로 활용하자는 것이 신 변호사의 의견이다.

이 경우 신 변호사는 그 기금을 의료분쟁기금공단의 형태로 정부가 운영할 수 도 있으며 의료계의 반발이 있을 경우 의협이 의약단체의 대표성을 띄고 전체 기금을 관리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신 변호사는 "과거 상대가치 점수가 원가분석 등의 철저한 연구를 통해 결정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위험도 분석을 반영해야 한다"면서도 "막대한 금액을 조금씩 의료계가 나눠가지기 보다는 실제 의료분쟁 등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유형별 계약 내년도에도 가능성 높지 않지만"

신 변호사는 내년도 수가결정과 관련해 여전히 유형별 계약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유형별 계약추진을 위해 지난해와 유사한 부석결의를 만들어 냈지만 연구자 선정 및 연구결과의 수용여부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수가결정이 긍정적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과도기적 상황이지만 계약 당사자들이 상대방에 대한 피해의식을 너무 크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의약단체와 가입자 단체 등을 비토세력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입자 단체와 의약단체 역시 상호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어떤 연구결과가 도출되더라도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신 변호사의 설명이다.

신 변호사는 "국민들이 적정진료를 받고 적정부담을 할 수 있도록 가입자 단체도 설득하려는 노력을 할 의사는 충분하다"며 "의약단체 역시 정부 정책이나 가입자 의견에 무작정 반대할 경우 국민적 지지를 받기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동준기자 pdj3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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