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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충수 둔 의료계"
[ 2007년 02월 07일 18시 24분 ]
34년 만에 이뤄지는 의료법 전면 개정이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치며 연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의료계는 "이번 개정안이 의사들의 의료행위를 규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며 정부와의 추가협상도 거부한채 저지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 복지부는 시대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대접을 받고 있는 의료인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의료법 개정을 추진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의료법 개정의 실무책임자인 복지부 의료정책팀 임종규 팀장을 만나 작금의 상황에 대한 심경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편집자주]

"격안관화(隔岸觀火) 의료계, 누굴 탓하나!"

의료법 개정을 진두지휘했던 임종규 팀장은 "자충수를 둔 의료계가 지금와서 누굴 탓하겠느냐"고 혀를 찼다.

즉, 10차에 걸친 실무회의를 통해 의료법 개정안을 준비하는 동안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던 의료계가 입법예고를 앞두고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임 팀장에 따르면 의료계 인사 6인과 시민단체 2인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의료법 개정 실무작업반은 작년 8월부터 본격적인 개정안 마련 작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병협, 치협, 한의협, 간협 등은 논리적인 주장과 근거를 통해 의료법 개정 방향을 주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협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격안관화(隔岸觀火)의 태도로 일관했다는 것.

그는 "의협이 의료법 개정 초기 단계부터 면밀한 검토와 준비를 통해 회의에 임했더라면 작금의 상황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 직원들은 합숙을 하면서까지 보다 효율적인 의료법 개정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의료계는 의료법 개정에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료법 개정과 도깨비 방망이

34년 만에 이뤄지는 의료법 전면 개정이 5개월 만에 '뚝딱'하고 도깨비 방망이 두드리듯 진행됐다는 지적에 대해 임 팀장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에 따르면 의료법 전면 개정은 현행 89개였던 조문이 132개로 대폭 확대된다. 하지만 이 중 80~90개는 기존의 법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세분화 시킨 것.

결국 전면 개정에서 20개 내외의 조항만이 새롭게 도입 또는 변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5개월이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임종규 팀장은 "한 주에 하나씩의 조항을 검토했더라도 5개월은 충분한 시간이었다"며 "시간이 부족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한의협과 치협은 이 기간동안 50차례가 넘는 자체 회의를 통해 새로운 조항에 대해 고민하고 개선책을 마련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들에게 5개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의료계가 이들 단체처럼 의료법 개정안을 철저히 분석하고 문제점을 찾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도깨비 방망이 법' 등을 운운하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직 의료계 버리지 않았다"

임종규 팀장은 복지부를 겨냥한 집단행동에 대해 서운함도 드러냈지만 "아직 의료계를 버리지 않았다"며 의료계에 대한 애증이 고루 섞인 복합된 감정을 털어놨다.

그는 "의사들이 복지부의 의료법 전면 개정 추진 의도를 진정으로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오래된 법으로 인해 위축되는 의사들의 숨통을 터주기 위한 복지부의 의도가 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의협이 복지부와의 추가협상 거부를 전면 선포하고 투쟁에 돌입했지만 실무책임자인 임종규 팀장은 협상 기한인 이번주까지 의료계의 회신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임 팀장은 지난주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매일 밤 자정까지 사무실에 남아 의료계와의 추가협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다.

임종규 팀장은 "밤 12시든 새벽 5시든 간에 언제든 협상을 원한다면 응할 것"이라며 "무조건 투쟁에 나설 것이 아니라 협상 테이블에 나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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