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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폭력, 아직도 무방비 노출"
[ 2007년 05월 09일 10시 56분 ]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물론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곳곳에서는 관행처럼 굳어온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전공의들이 상당수다. 매를 맞으면서까지 진료를 하는 것이 대체 말이 되는 얘긴가.”

한 사람이 싸워 찾은 작은 권리는 만인에게 권리장전이 되어 돌아온다. ‘끙끙’ 앓고만 있던 전공의들의 열악한 수련 환경을 바로잡겠다면서 ‘으름장’을 놓았던 이학승 회장[사진]이 지난해 8월 출범 이후 반환점을 돌았다. 젊은 의사들의 권리 찾기에 얼마나 성공했을까.

그간 전공의협의회 제10기 이학승號가 어떠한 성과들을 달성했는지 ‘나열’해 달라는 요청에 이학승 회장은 “아직은 이렇다할 평가를 내리기보다 갈길 먼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해 쉬임없이 한발, 한발 더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래서인지 전공의 폭력 실태와 연봉, 당직비 등에 대해 성토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유난히’ 날카로운 비난이 실려 있다.

이학승 회장은 “환자와 의사 사이에 생기는 폭력의 경우 의사들이 피해자인 때가 많다. 보호자들한테서 멱살 몇 번 잡혀보지 않은 의사는 없을 것”이라면서 “오죽하면 신고할까 싶은 일들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의사도 사람인지라 피곤하고 맞는 상황이 겹치면 환자들에게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지 않겠냐. 2주일에 한 번 집에 보내고 하루에 3시간씩 재우는데, 거기에다 맞기까지 하면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열악한 근로조건은 진료의 질 저하와 의료사고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이뤄지는 폭력에 대해서는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련환경 개선 "아직도 갈길 멀다"

사실 출범과 동시에 의사협회 장동익 회장 탄핵, 의료법 개정안 등 예상치 못한 현안들이 쏟아지면서 이학승 회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전공의들의 복지와 권리를 찾기 위한 로드맵을 두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학승 회장은 “전공의 문제가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불거지는 것은 최근 병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그 부담을 의사의 하부 구조인 전공의에게 일방적으로 지우려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폭력과 저임금으로 점철된 전공의 생활 때문에 의사들이 그 뒤에 더욱 보상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다 보면 부작용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는 “예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고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제도적으로는 전공의 제도를 비롯한 국가의 의사 양성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때가 왔다고 본다는 거다.

때문에 전공의협의회는 세간의 이목을 끌면서 ‘전공의 노조’를 탄생시키고 ‘의사도 노동자’임을 선언하기도 했다. 목표는 주당 80시간(미국 기준) 근로, 연봉은 3600만원(지금은 2000만~2500만원)으로 잡았다. 근로시간이나 당직비 기준 등을 담은 표준 수련지침을 만드는 게 일차 목표였고 지금도, 앞으로도 고삐를 늦추지 않을 계획이다.

“어쨌거나 국민건강 지키는 전문가 집단”

이번 금품로비 사건과 관련해서도 그는 할 말이 많았다. “물론 우리 사회가 의사를 보는 시각은 복합적이다. 그러나 ‘사회적 의무를 다하지 않는 이기적인 집단’이라고 폄하하는 여론몰이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이학승 회장은 말했다.

“어쨌거나 의사는 국민건강을 지키는 공공적인 기능을 하는 전문가라는 점을 인정했으면 한다. 한순간에 의사 전체를 매도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강력한 호소다.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전공의협의회의 행보도 이학승 회장의 남은 임기동안 정조준해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그 가운데 이학승 회장은 ‘의사설명의무’와 관련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하루 75명까지 환자를 볼 수 있게 돼 있다. 그 수도 엄청난데, 실제로는 150명이나 200명까지 보는 의사도 있다. 이는 환자를 정상적으로 볼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설명의무를 법제화 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비정상적인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전공의협의회는 의료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전공의 차원에서 국회 홍보에 계속적으로 힘을 쏟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의료계에 등을 돌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비록 이번 금품로비 파문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국민건강을 위한 정책 수립을 위해 서로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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