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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의' 목표는 "失職(실직)"
[ 2007년 06월 10일 09시 25분 ]
“폐암, 식도암 환자들이 없어져서 실직하는게 의사의 당연한 소망이지 않을까?”
‘나의 목표’를 묻는 설문조사에 ‘실직’이란 두 글자를 적었다는 삼성서울병원 심영목 폐암팀장(흉부외과)
[사진]
의 말이다.
지금까지 18년간 ‘명의’로 불렸던 심영목 교수, 그러나 그의 ‘의사론’에는 ‘명의’란 없다. “기가 막힌 비방을 알고 있는데 이를 가르쳐주지 않으면 명의가 아니라 나쁜 놈이지.” 비방을 만들었다고 명의가 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다.
심 교수에게 ‘명의’는 성의 있는 의사다. 특히 외과의사에게 실력이 있고 없는 것은 분명 차이가 나겠지만 이는 ‘소질이 있구나’ 정도일 뿐이고 ‘명의’라면 ‘인간을 돕자’는 따뜻한 마음과 환자에 대한 애정을 갖춰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지금은 그러한 마음을 가진 의사가 ‘명의’인 시대라는 것.
그래서 심 교수는 수술 건수가 최고라고 명의로 비춰지고 주목 받는 일에는 익숙치 않다. “최선을 다해 수술하되 나 혼자 수술 많이 한다고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갖춰진 팀 구성원 모두가 서로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심 교수는 오히려 ‘팀’을 강조한다.
삼성서울병원 폐암팀이 매년 독보적인 수술 건수를 자랑하며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쌓아갈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의 표현대로 “외과의사로 어렸을 적”이었던 30대 후반부터 그는 ‘명의’로 명성을 얻었다. 1987년 원자력병원을 선택했을 때부터다. 당시 원자력병원에는 흉부외과가 없었고 폐암이나 식도암 수술은 거의 전무했다.
“남 뒤치닥거리 할 수 있는 성격도 못됐고 심장 말고 다른 쪽을 제대로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원자력병원으로 가서 과부터 만들었어. 내과 병실에 가장 많은 환자가 식도암 환자들이었는데 가장 좋은 치료법은 수술이었고 그 때부터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도했던 거지.”
어느 외과의사와 마찬가지로 심 교수에게 가장 큰 고민은 ‘어떤 경우까지 수술이 가능할지’였다. 그리고 그는 “해봐야 알 지,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어 끝까지 가보자”는 결론을 얻었다. 심 교수는 “다행히 수술 중 목숨을 잃은 경우도 없었고 대부분 예후가 괜찮은 편이었다”면서 “처음에는 3일 밤을 새기도 하면서 혼자 수술을 했는데 4~5년만에 식도암과 폐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의사가 됐다”고 회상했다.
심 교수의 회상은 현재형이다. 전이성 폐암이나 진단 목적을 제외, 순수 치료 목적에서 폐암 수술을 하는 경우만 1년에 397명에 이른다. 미국과 일본 등의 병원 스텝들이 그에게 연수를 받고 감사 편지를 보내는 일도 허다하다. 국내는 물론 세계가 여전히 그를 ‘명의’로 지켜보고 있는 것.
그러나 ‘세계 최고’가 앞으로의 계획이냐고 묻는 기자의 대답에 그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이를 주도할 수 있는 기초연구 토양이 한국은 척박하기 때문에 현 상태로만으로는 세계 1등이라고 대답할 수도, 될 수도 없다”는 것이 이유다.
누구도 시작하지 않았던 길에 첫 발판을 세우고 대한민국 외과의사로 여전히 하루에 2번 수술장에 내려가는 심영목 교수, 그가 끝까지 거듭 강조했던 것은 ‘수술 건수 1등’이나 ‘세계 최고’가 아닌 ‘환자 위주로,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명의가 되라’는 조언이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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