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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생각을 하면 의학은 더 발전"
[ 2007년 07월 01일 14시 41분 ]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인공 고관절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 그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무려 7년에 걸친 성과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국산 인공 고관절'을 끝까지 이끌어 온 삼성서울병원 박윤수 교수(정형외과)[사진]를 만났다.

국산 인공 고관절이라는 아이디어는 2000년 시작됐다. 당시 정형외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외국산 인공 고관절이 한국인에게 잘 맞지 않아 시술 후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재수술을 해야 하는 사례가 발생,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있었다.

박 교수는 "서양에서 만든 옷을 입으면 한국인 체형하고 달라 여기 저기 고쳐야 되고 그러다 보면 옷 모양이 망가지는 것과 같다"며 "처음부터 한국인 등 좌식 생활을 하는 동양인에게 꼭 맞는 인공 고관절이 없을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재치있는 말솜씨를 자랑하는 박 교수는 "2000년이면 의약분업 시행한다고 의사들이 파업할 때"라면서 "파업 덕분에 시간이 많아져서 뜻을 함께 한 의사들이 자주 모여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고 농담스레 7년 전을 회상했다.

개발 의의는 좋았지만 이후 국산 인공 고관절 개발은 더디게 진행됐다. 국내 처음이라 식약청의 허가가 쉽게 나지 않았던 것. 드디어 2003년, 국산 인공 고관절은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고 삼성서울병원과 강남성모병원 70명의 환자에게 사용됐다. 결과는 '우수'.

3년 이상 추적, 관찰 결과가 최근 대한고관절학회에 발표됐는데 국제 고관절 임상평가 점수인 Harris 고관절 점수는 수술 후 평균 98.8점으로 매우 높았으며 환자 만족도 역시 모든 조사 항목에서 '양호' 이상으로 나타났다.

정형외과 의사들의 의기투합으로 시작된 국산 인공 고관절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박 교수는 "7년 동안 국산 인공 고관절 만드는데 함께 하겠다고 모인 엔지니어들의 고생이 컸다"며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니 투자를 하겠다는 회사나 개발에 필요한 인원 등을 모으기가 힘들었는데 월급도 제대로 못 받고 일했던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국산 인공 고관절은 한국인 특성에 맞게 관절의 핵심 기능인 운동 각도를 외국산에 비해 15도 가량 넓게 설계됐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적합하게 개발된 까닭에 이 인공 고관절은 매년 1만여 명 이상에 이르는 국내 고관절 수술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는 "현재는 인공 고관절 수술이 워낙 발달해 환자들의 요구가 매우 높다"면서 "통증없이 얼마나 걸을 수 있는가를 넘어 운동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좌식 생활을 가능한지 등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지를 기대한다"고 앞으로 인공 고관절의 나아갈 방향을 설명했다.

'국산 인공 고관절 개발'이 절대 끝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정형외과는 사람을 살리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 다리가 부러진 사람이 정상적으로 생활하며 사회에 공헌하고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해야할 일은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형외과의 매력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제대로 걷지 못했던 환자가 씩씩하게 걸어서 정기 검진 받기 하루 전 날 만든 술을 담가오는 등의 모습을 볼 때 정형외과 의사로의 보람을 느낀다는 그다.

정형외과 성인 관절 재건술 전문의로 그의 목표는 영구적인 인공 고관절을 만드는 것. 재치환술이 일어나지 않도록 환자들의 삶의 질을 한층 높이는 것이 그가 해내고 싶은 일이다.

박 교수는 후배 의사들에게 "좀 더 창조적인 생각을 하라"고 조언한다. 국내 0.1% 두뇌를 가진 후배들이 의과대학을 선택, 단순히 스승의 가름침대로 외우기만을 반복한다면 결국 '의사라는 직업으로 돈을 버는 것'에 만족할 뿐이라는 충고다.

"사회와 인류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보람을 느끼고 싶다면 '절대 불변의 진리는 없다'며 독창적인 생각을 해보라"는 것이 '국산 인공 고관절'을 처음으로 선보인 박 교수의 당부였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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