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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반전하면 글로벌병원 도약"
[ 2007년 07월 18일 15시 07분 ]
파업 10일째를 맞아 외래·입원환자가 급감하면서 수술환자도 줄어들어 더 이상 대학병원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오는 세브란스병원. 하지만 연세의료원과 연세의료원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마라톤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세브란스병원 수장(首長)인 박창일 병원장을 만나 이번 파업에 대한 고찰과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최근 세계재활의학회 서울 총회를 개최하며 보건산업경영대상 수상, JCI 인증 등 연이은 호재로 축제분위기이어야 할 세브란스병원이 파업으로 자축은 고사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창일 병원장은 "사람이나 조직, 국가가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패와 고난을 겪을 때 더 발전한다"며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난관을 극복하면 세브란스가 훌륭한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구성원이 한마음이 되고 갈등이 없을 때 진정한 기관으로 다시 일어나는데 '입에는 쓰지만 약'이 된다는 뜻이다.
그는 "이번 파업의 원인이 18년간 무분규 역사를 지켜오면서 내부적으로 쌓여온 또 다른 불만에 의한 것"이라고 추론했다.
박 병원장은 "직원들 복지·임금 수준이 최고지만 다른 무엇에 불만이 있지 않나 싶다"면서 "노조 집행부가 직선제로 선출되면서 선명성 경쟁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전시 숍'처럼 비민주적 제도 수용 못해"
환자의 40%가 암환자인 세브란스병원. 치료나 수술대기 중 입원 못한 환자나 합병증 등으로 입원을 못한 환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박 병원장.
하지만 박 병원장은 유니언 숍이나 에이전시 숍처럼 비민주적인 제도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비민주적인 제도를 도입하면 국제 기준에 맞는 병원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노조 측이 주장하는 연세의료원의 공공성 확보에 대해 언성을 높였다. 노조 측 주장과 달리 대학병원으로서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재활병원이나 어린이병원, 정신병원 등을 운영하는 곳이 없다는 설명이다.
기준병상 등도 주요 대형병원에 비해 세브란스병원이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암센터가 들어설 경우 기준병상은 58%에 달한다고 박 병원장은 강조했다.
박 병원장은 "노조 측 주장으로 연세의료원이 마치 부도덕한 병원으로 오해를 받고 있다"면서 "연세의료원은 123년 동안 공공성을 강조해 왔다"고 주장했다.
간호등급 1등급 상향 조정안 역시 연세의료원이 타대학병원에 비해 높은 수준의 간호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며,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법안을 위해 이미 2년 이상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재차 언급했다.
장기파업 우려…그래도 많은 직원들 선량
박 병원장은 이번 파업이 장기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병원의 경우 파업이 일어나면 몇 개월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이번 연세의료원 파업도 장기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조합원 중에 자의보다 타의에 의해 파업에 동참하게 된 경우도 있고, 노조 측에서 조를 짜서 움직이기 때문에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박 병원장은 "많은 직원들이 선량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빨리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면서 본의 아니게 파업에 동참한 직원들의 현장 복귀를 호소했다.
다만 일부 교수들이 이번 파업을 두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모습에 대해 "연세대 교수들이 덕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상해도 의연하게 행동할 것을 믿는다"며 깊은 신뢰감을 나타냈다.
파업 이후 하나될 수 있는 캠페인 계획
파업이 장기화 될수록 의료원과 노조의 갈등이 깊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병원장은 "법과 원칙을 지키되 나머지는 사랑으로 감싸야 한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파업이지만 갈등이 해소되면 하나가 될 수 있는 운동도 펼치겠다고 향후 계획도 설명했다.
갈등이 해소되면 국제적인 세브란스로 일어나겠다는 강한 자신감으로 보였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박 병원장. 파업이 시작된 뒤 병원에서 밤을 보내는 일이 많아져서인지 그는 인터뷰 내내 힘든 모습이 역력했다.
몸이 많이 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박 병원장은 "비상사태라 그렇게 지낼 수 밖에 없지 않냐"며 당연한 말을 왜 묻느냐는 듯 짧게 대답했다.
박진섭기자 phonmuzel@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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