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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후 누가 백혈병 치료에 나서겠나"
[ 2007년 09월 12일 14시 33분 ]
단도직입적이었다. “이대로 10~20년이 흐른다면 결국 누가 백혈병 치료에 나서겠느냐”는 것이었다.

가톨릭의료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김학기(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사진]가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이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그의 어깨는 자못 무겁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고 있는 혈액암 분야의 치료법이 국가의 뒤쳐진 제도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을 비롯해 ‘심평원의 이중적인 행정을 바로잡아 달라’는 의료진들의 메시지가 간절하게 녹아 있어서다.

김학기 이사장은 현재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에서 소아 백혈병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과징금 140억원 징수라는 임의비급여 사태 앞에서 난마처럼 얽혀 있는 현 사태의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2009년 8월까지 2년간 이사장으로서 활동하게 될 김학기 이사장은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단연 “적극적인 학술 교류와 보험 급여의 합리적인 적용 등을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면서 “세부적으로는 골수 바늘 등 비급여 항목을 급여 항목에 포함시키기 위한 학회 차원의 노력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행 요양급여 기준만 갖고는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 우리가 급여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 치료를 하면서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것인데 그렇지 않으면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없다. 환자의 목숨이 걸려 있는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예전에 소수의 몇 명이 민원을 제기하면 병원에서 환급해주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집단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면 병원에서 줄 돈이 없다. 민원에 일일이 물어주고 나면 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 제도적 허점 때문에 병원이 계속 적자를 볼 수는 없지 않나”라고 성토했다.

“요양급여기준대로 진료하는 것만큼 간단하고 쉬운 일은 없다. 그러나 급여 기준대로라면 우리나라에서 백혈병을 진료할 수는 있으나 백혈병이 치료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국가가 백혈병 치료를 못하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김학기 이사장이 줄곧 주장하는 바다.

그는 “처음부터 제도자체가 잘못됐다”고 못 박고 “물론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몇 가지 항목이 개선되겠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얼마 전 협의체를 구성하긴 했지만 어느 누구도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서려 하지 않는다는 현 상황이 이같은 우려를 예상케 한다.

김학기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는 규격화된 최소한의 치료만을 하라는 것으로, 백혈병은 현재의 요양급여기준으로는 치료가 어려워 불가피하게 임의 비급여가 발행한다는 것을 관계 당국에서도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먼저 당국의 책임자가 진료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목소리 큰 소수집단의 말만 들을 것이 아니라 조용히 치료받고 있는 다수의 환자들과 백혈병 전문 의료진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줄 알면서도 왜 의사들은 계속 비급여 처방을 내는지 알아야만 한다는 얘기다.

“국민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백혈병 치료. 그 치료를 위해 환자와 함께 생사고락하던 의료진이 범법자로 전락하는 이런 법이 과연 실증법인가”라고 반문하면서도 김학기 이사장은 당면해 있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애매모호했던 삭감 기준을 단계적으로라도 시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학기 이사장은 “성모병원의 정당성이 인정될 때까지는 부득이하게 현재의 요양급여기준에 따라 진료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하루 속히 환자들은 마음 놓고 의사에게 자신을 맡기고, 의사는 환자를 위해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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