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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말렸지만 심장전문병원 한우물"
[ 2007년 12월 19일 09시 52분 ]
“생후 3개월짜리 아이가 대혈관전이증이라는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세종병원을 찾아왔어요. 최선을 다해 수술했고, 다행히 수술 후 아이가 새 생명을 되찾았지요. 고마움의 표시로 부모가 그 아이 이름을 '세종'이라고 지었는데 가슴이 뭉클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에 대해 물으니 세종병원 박영관 이사장
[사진]
은 이내 활짝 웃어 보이며 이렇게 소개했다.
박영관 이사장은 “모두가 말렸지만 연간 8000명의 선천성 심장병 신생아가 태어나는 데도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400명에 불과하다”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의료혜택 사각지대였던 부천에 병원을 세웠다”고 동기를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체 신생아의 1% 정도가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난다. 선천적으로 심장에 구멍이 있거나 심장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이 흐르는데 지장에 생겨 병에 잘 걸리고 성장에 지장이 온다. 증세가 심하면 목숨까지 잃게 된다.
주위의 우려 속에 개원한 지 벌써 25년.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의 심장·혈관 질환 전문병원으로 한 우물을 파왔다. 전문병원으로는 국내 ‘유일’,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1987년 인공심장을 개발해 송아지에게 이식해서 45일간 생존시킨 기록도 갖고 있다.
얼마 전 심장병에 걸린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새 삶을 찾아 준 세종병원은 500번째 어린이를 무료로 수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심에는 박영관 이사장이 있었다.
박 이사장은 1964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친 후 한양대 의대 교수로 재직했다. 심장외과 교수 생활 9년 만인 1982년 박영관 이사장은 심장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병원을 열었다.
“심장수술 전문병원을 짓겠다고 하니 다들 말렸다. 하지만 무슨 다른 이유가 있겠나. 심장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는 많은데 병원이 터무니없이 적어서 내가 하겠다고 한 것이다.”
세종병원이 심장병에 걸린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건네기 시작한 것은 1989년 12월부터다. 박영관 이사장은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의 경우 자신의 잘못은 하나도 없는데 자칫 시기를 놓치면 평생 불치병으로 고생해야 하는 게 가슴 아팠다”고 회고했다.
이후 병원을 경영하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 9000여명을 후원단체들과 함께 수술을 해줬다. 이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 300여명을 수술했다. 세이브더칠드런, 한국심장재단,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이 치료비의 절반 가량을, 박영관 이사장이 나머지에 대한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박영관 이사장은 “개원 이래 현재까지 가정형편이 어려운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을 여러 후원단체들과 지원해 오고 있다”면서 “심장병 조기진단과 예방을 위해 무의촌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단체와 연계해 세종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국내외 어린이는 약 1만 여명. 그는 “수술 받은 어린이와 수술 수혜를 받은 어린이들의 해당 국가에서 대사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고 감사했다.
지난 8월에는 1999년도에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자란 중국 청년이 중국에서 한국까지 직접 박영관 이사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그는 “첫 번째로 수술받은 해외심장병어린이인 강수월양은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4년 베트남 부수상을 지낸 빙 여사가 세종병원을 직접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감사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베트남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심장병에 걸린 어린이를 수술했고 각 나라에서 20회 이상 감사패를 받았다.
칠순을 바라보고 있는 박영관 이사장은 얼마 전 의료 비즈니스의 새 장을 열고 국경을 초월한 의료봉사를 실천한 공로로 서울대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AMP) 총동창회로부터 이구택 포스코 회장, 심갑보 삼익THK 부회장과 함께 AMP 대상까지 받았다.
박영관 이사장은 “심장병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해 불치의 병을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현실이 가장 안타깝다”면서 “후원단체를 더 늘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계속 희망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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