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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도 뿔나고 의사도 뿔난다"
[ 2009년 01월 04일 10시 29분 ]
"같은 척추외과 의사들 간에도 치료법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 의사인 나를 화나게 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척추센터 김기택 교수(센터장)는 최근 검증되지 않은 척추 관련 수술법이 난립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김기택 교수는 "최근엔 가끔 나도 어리둥절할 때가 있다"며 "환자가 MRI를 들고 와서 어느병원에서 이런 치료를 하라고 했다고 하는 말을 하는데 난 그 치료법을 들어보지도 못했으니 환자분이 수술 방법을 더 많이 아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척추 치료방법이 이렇게 빨리 발전하는 것인지 아니면 게을러진 타성으로 내가 무식해지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택 교수는 한 환자의 예를 들며 난립하고 있는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얼마전 면담을 신청한 40대 초반의 점잖은 신사가 있었다"며 "그 분은 6개월 전부터 아래 허리와 엉덩이가 뻐근하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더 심하다가 오후가 되면 좀 풀리는 듯하고 간혹 다리고 저린 듯한 증상으로 여러 병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 환자는 처음 한방병원을 찾아 침을 맞았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인근 정형외과 의원을 방문, 주사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한달 정도 받았지만 여전히 차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40대 환자가 모 대학병원을 방문해 MRI를 찍었더니 수술할 정도는 아니고 퇴행성이라고 설명하면서 운동을 하라는 권유에 헬스장을 끊어서 운동했지만 역시 별로인 듯 느껴 허리를 영영 못쓰는 것 아니냐는 걱정에 수소문 끝에 김기택 교수가 있는 동서신의학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김 교수는 "환자와 면담을 통해 6개월간 돈은 돈대로 쓰고 제대로 치료를 못 받은 것 같은데 우리 병원에서 제시한 치료법에 처음부터 다시 치료를 시작하자는 말인 것 같아 '의사는 다 도둑놈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나도 뿔날 것 같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일단 환자에게 너무 빠른 회복을 원하다보니 여러 병원을 다니게 되고 만나게 된 의사마다 환자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수술전 단계는 처음엔 일시적인 통증완화를 그 다음엔 근육강화를 열심히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하니 환자는 그제야 이해를 했다"고

자신이 생각해도 뿔날 것 같았다고 한 것은 진단과 치료원칙이 있는 슬관절, 고관절 분야를 세부전공으로 택하지 않고 미로 같은 척추를 전공해서 이 고생을 하는 나와 같은 척추외과 의사들 간에도 치료법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에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환자들이 MRI를 들고 와서 다른 병원의 치료법을 제시하는데 확실한 것은 그런 치료법은 1년 이상 지속되지 않고 외국 유명 학술지에 인정돼 발표되는 적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김기택 교수는 "인정받지 못한 치료법을 믿고 치료한 내 가족은 어떻게 되는 건가?"라며 "치료가 1년만 보장이 되는 건가? 정말 뿔나겠다"고 말을 맺었다.
이승재기자 lee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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