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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 그 속에 녹아있는 교수의 따뜻함
[ 2009년 02월 11일 21시 43분 ]
의사란 직업이 얼마나 바쁜지는 의사들이 더 잘 안다. 더구나 의대 교수들은 환자 진료에 학생 교육, 여기에 연구 부담이 더해진다. 특히 학회 중역을 맡고 병원 및 의대 보직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경희의대 부속병원 김희상 교수가 그렇다.

재활의학과 과장인 그는 2000년 자신이 만든 대한임상통증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학회 사무실로 쓰이는 그의 연구실엔 사무직원이 상주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경희대는 최근 의대 연구부대학원장을 맡겼다. 아마도 그의 시원시원한 일처리, 조직을 결집시키는 친화력, 타인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포용력 등을 높이 산 것 같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도대체 얼마나 욕심이 많은 사람이 길래,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리 열심히 사나. 그러나 그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는 그가 의대생시절 가졌던 꿈을 들으면 파악이 가능하다.

“개업의로 돈을 많이 벌어서 양로원과 고아원을 동시에 운영하고 싶었어요.” 왜 양로원과 고아원이냐고 물으니 “양로원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고아원 아이들이 서로 사랑을 주고받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죠”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를 아낀 교수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대학에 남게 됐다. 이루지 못한 그의 꿈은 또 다른 가지에 의료봉사라는 꽃을 피웠다.

78년 의대입학 후부터 틈틈이 참여한 봉사활동을 본격화했다. 매주 음성꽃동네를 찾았다. 김 교수의 열정적 치료 덕분에 앉은뱅이 3명이 치료 몇 개월 만에 걷게 됐다. 당시 오홍진 신부는 “재활의학이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다”며 연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후 임신한 선배가 1년만 부탁한다는 장애아 복지재단 한사랑 마을에도 10년이 넘게 드나들었다. “수요일 아침마다 컨퍼런스를 끝나자마자 광주로 내려가서 밤에 올라왔어요.” 무거운 아이들을 번쩍번쩍 들어 올리다 허리를 다쳐 입원까지 했을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05년엔 보령의료 봉사상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김희상 교수의 봉사업적을 칭찬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적절한 사람들을 제대로 배치해 이를 시스템화 시키는 능력 때문이다.

그는 봉사에 팀워크 접근을 시도했다. 이는 매달 도움이 필요한 아동을 선정해놓고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언어치료사, 간호사, 교사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여는 것이다.

이후 경과보고를 통해 아동을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또한 김 교수는 주변 선후배들을 팀으로 묶어 도움이 필요한 곳과 연계하는데도 적극적이었다. 학생들 실습도 이곳으로 보냈다.

최근 8년간은 서울역 노숙자들과 동대문 노인시설을 주로 찾고 있다. 김 교수는 재활의학 중에서도 노인재활에 관심이 많다. 2002년엔 미국 UCLA GRECC으로 노인의학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시설과 시스템은 우리보다 좋지만 학문과 임상수준은 한국이 훨씬 높다”고 평가했다. 또 노인의학에 대해선 “노인의학은 노인이 되면서 나빠질 수 있는 삶의 질을 유지시켜주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노인의학과 재활의학, 그리고 봉사활동. 김희상 교수에게 이 모든 활동 에너지를 끌어낸 건 부모에 대한 사랑이었다.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내가 효도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부모님이 70세가 넘어 돌아가실 텐데, 내가 뭘 해드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는 구순(九旬)이 된 아버지를 지난달 보내 드렸다. 그리워 가슴이 시릴 때면 그는 또 어딘가로 달려가 사랑을 실천하고 있을 거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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