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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에도 제3의 물결 거세게 일어"
[ 2009년 06월 21일 14시 28분 ]
2009년 6월 현재,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일찍이 예견한 ‘제3의 물결’이 의학에도 거세게 일고 있다.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정보혁명이 이제는 ‘당연한’ 현상의 하나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의학도 이에 발맞춰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기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오바마 정부가 의료분야와 IT를 접목시켜 국가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우리 또한 국가의료정보망(EHR)구축을 위해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지금이 바로 의학에 있어 패러다임의 전환기인 셈이다.
녹색성장을 향한 길
“이제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의료정보학이 의학의 한 갈래로 분류돼있지만, 미래에는 당당히 의학의 중심에 서게 될 겁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19일부터 춘계학술대회를 열고 있는 대한의료정보학회 장병철 이사장
[사진]
은 “의료정보 기술과 관련 학문의 발전으로 의학의 체질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EMR, PACS 등 의료정보 기술이 의료 현장 곳곳에서 자리매김하면서 의학의 모습도 격변하고 있어 나온 말이다.
그래서 이번 춘계학회는 ‘의료정보기술 : 녹색혁신을 향한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삼고 있다. 말 그대로 의료정보학이 ‘녹색성장’의 첨병이 되겠다는 것.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단순히 기존 종이차트를 사용하던 때만 놓고 보세요. 종이가 어디서 나옵니까. 바로 나무죠. 전자차트 도입으로 종이를 쓰는 일을 상당 부분 줄였으니 당연히 벌목도 줄어들지요. 이게 바로 녹색성장 아닙니까. 허허."
정부가 추구하는 녹색성장과 마찬가지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고부가가치를 지난 의료정보산업을 가리켜 한 이야기지만, 그 너머에는 더욱 큰 그림이 깔려있다.
“국내 의료계에 의료정보망이 확립되는 등 의료정보 기술이 발전하면 가장 큰 이득은 바로 의사와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진료시 필요한 정보들이 제대로 갖춰져 이를 기초로 의사들은 보다 정확한 임상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고, 정확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자신의 건강을 되찾을 확률을 더욱 높일 수 있으니 말이죠.”
바로 기술의 발전이 의학의 발전을 이끌고, 거기서 축적된 경험이 다시 기술의 발전을 일으키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는 셈이다.
국가 기간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야
그러나 아쉬움이 없지만은 않다. 정보화의 속도가 어느 나라 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허점투성인 까닭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을 보면 우리보다 의료정보화 진행 속도가 더딘 게 사실이지만 내실은 더 탄탄합니다. 이들 국가들은 IT를 의료와 융합시키는 과정에서 인프라 투자라든지, 수가 문제 등 의사와 의료기관에 대한 정책상의 배려 등을 하고 있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한 탓이죠.”
국내 IT 환경과 기술력, 의료진들의 수준을 봤을 때 일찌감치 세계를 선도했어도 모자랄 마당에 뒤쳐지는 모습을 보여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 주도권을 쥔 나라가 앞으로 전체 시장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큰 만큼 더욱 신경 써야 할 때라는 것이다.
때문에 장 이사장은 이를 국가적 아젠다로 삼고 정부가 과거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을 SOC사업으로 추진할 때처럼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의료정보기술을 비롯해 의료IT를 육성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합니다. 또한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국가보건의료정보화에 대한 종합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특히 실 사용자인 의사들의 아이디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이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산업과 정책 등을 연계시켜가는 노력 등이 절실합니다.”
국내 의학과 산업에 대한 걱정과 기대로 오랫동안 고민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덕분에 장 이사장을 비롯해 의료정보학회는 할 일이 산더미 같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로 숨 가쁘게 뛰고 있다.
“의료정보산업은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아시아에 의료정보학과 관련한 국제 학술지가 하나도 없는 것만 봐도 그렇죠. 지금 학회지를 SCI에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의 연장선상입니다. 일단 학문적으로 아시아에서 확고부동한 위치를 갖고 산업의 발전을 견인해 나가겠다는 뜻이죠. 그래서 우리나라가 의료정보기술이 미래의 의학의 근간이 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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