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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찾는 낮아진 비뇨기과 문턱
[ 2009년 07월 30일 00시 12분 ]
해남 땅끝마을에 사는 50대 부부가 비뇨기과 클리닉을 찾았다. 처음에 남편은 소변이 힘든 문제로 전립선 치료를 받겠다고 했다. 부부가 함께 온 것을 보면 말 못할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조용히 물어봤다.
“부부의 성생활은 어떻습니까?”(의사)
“……”(남편)
“아이고 끝난 지 5년이 넘었어요. 이젠 나도 좀 사람답게 살고 싶어요.”(부인)
강남세브란스병원 남성의학연구소 최형기 교수[사진]가 지난해 개정, 출간한 ‘성공(性功)해야 성공(成功)한다’의 한 대목.
‘남성정조대’라는 제목의 이 이야기는 집안 경제를 주도하는 부인이 박사의 보형물 삽입 시술로 주눅 들었던 남편의 ‘기(氣)’를 살린다는 내용이다.
수술 후 남편의 ‘여유로운 모습’에 놀란 부인은 보형물 작동법을 먼저 배우고 이렇게 말한다. “박사님, 남편에게는 가르쳐 주시면 안 됩니다!”
비뇨기과 10년 변화, 왕도는 없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한적한 교수실. 한창 휴가철이라 진료가 없다는 최형기 교수는 흰 가운을 입은 편안한 자세로 기자와 마주했다. 그의 한쪽으로 지난해 출간한 ‘성공해야 성공한다’가 놓여있었다. 같은 제목의 책을 10년 만에 개정, 출간한 것은 어떤 연유였을까?
이 질문에 최형기 교수는 “시술받은 환자들의 후속 이야기가 업데이트되고 새로운 사례를 접하게 되면서 개정판 출간을 마음먹었다”며 “홍보가 부족한 분야라 보다 많은 사례와 전문지식을 환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개정판에 추가된 ‘남성정조대’ 사례를 예로 들었다. “남편이 혹시 바람을 피울까봐 부인이 작동법을 독점하겠다는 거였죠. 최근엔 이런 이유로 남편의 수술을 반대하는 부인들도 꽤 많습니다.”
최형기 교수는 “10년 전에는 부부가 함께 병원을 찾는 경우도 드물었다”며 “당시 비뇨기과 환자들은 병원에 오기까지 최소 10년 이상은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아그라 등이 공론화되면서 성기능 장애에 대한 담론이 서서히 자유로워졌고, 비뇨기과 문턱도 비교적 낮아졌다”고 그는 웃으며 설명했다.
황혼기 재혼이 증가, 성 기능에 대한 노년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40대 이하 젊은 환자층이 늘어난 것도 최근 새롭게 나타난 경향.
다만 그는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비뇨기과 풍속도도 바뀌었지만 예방책 만큼은 왕도가 없다”며 “젊을 때부터 술, 담배, 약물을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으로 예방하지 않으면 노년기에는 성기능 장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최신 시술 성공 비결은 "환자 편의 최우선"
최형기 교수가 변하지 않는 가치로 꼽는 것은 예방책 외에도 또 있다. 바로 “한 번 환자는 평생 환자”라는 의사로서의 신념이다.
“비뇨기과 특성상 수술 후 환자에게 지속적인 애프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환자의 평생을 좌우하는 일이라 같은 환자를 20년 이상 보기도 하죠. 사고로 골반이 으스러진 6살 소년을 수술했는데 25년 뒤 장성한 청년이 돼 찾아온 적도 있습니다.”
최 교수는 2년 전 아시아태평양성기능학회 때 라이브 공개 수술한 한 남성의 사례를 들었다. 6살 때 최 교수에게서 5~6차례 대규모 수술을 받은 이 남성은 31살이 된 이후 3조각 팽창형 보형물 삽입 시술을 위해 다시 그를 찾았다.
3조각 팽창형 보형물 삽입 시술은 음경에 작은 펌프를 삽입해 치골 뒤 아랫배에 설치한 식염수 주머니와 연결하는 수술로, 이전에는 회당 3~4시간 걸리던 것을 30분으로 단축했다.
이후 최형기 교수는 이 시술을 다시 국소 마취로 시도해 9차례 성공함으로써 전신·척추마취에 대한 환자의 부담을 덜었다. 또한 환자가 수술 다음날 퇴원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도입해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편의를 도모했다.
최 교수는 “의사에게 가장 좋은 목표는 환자가 간편하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라며 “신기술 개발에 대한 시도 역시 당연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끝으로 최형기 교수는 “일본과 중국, 홍콩 등지에서 시술을 받기 위해 방한할 정도로 한국 비뇨기과의 기술력은 이미 아시아권 최고”라면서 “정부가 의료관광을 본격화하면 비뇨기과 성장 가능성은 무한할 것”이라고 만남을 마무리했다.
나원정기자 wonjeong@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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