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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원조 일본서 배아파 하는 한국의사
[ 2009년 09월 10일 05시 32분 ]
긴 환자대기 명단이 눈에 띄었다. 인터뷰 예정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여유 있게 기다려보겠다고 외래 진료실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끝없이 들락날락하는 환자들의 행렬을 지켜봤다. 그로부터 45분이 지난 후 여유로운 웃음을 머금은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
[사진]
를 만날 수 있었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의 그는 조금도 지친 기색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어떤 일로 오셨나요? 제가 나온 방송은 이미 보셨을 테고.”(웃음)
지난달 7일 내시경 수술을 선도하는 스타의사로 EBS ‘명의’의 전파를 탄 조주영 교수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소화기내시경 분야의 권위자다.
2002년 일본 요코하마 소화대학북부병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한 바 있는 그는 2006년부터 매년 일본 위암학회의 초청을 받고 있다.
일본 위암학회에서는 조 교수를 위해 별도의 International Session을 구성, 그의 강연을 경청할 정도다. 일본 학회가 그를 주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한국과 일본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서로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일본에서 많이 배 아파합니다. 내시경 기기를 제작하는 나라는 일본인데 웬 한국의사가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치료내시경 술기를 시도해 성공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계속 발표하고 있으니까요.”
조 교수는 올해 초 내시경과 복강경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노츠(Hybrid NOTES) 수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 현재까지 총 13명의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이브리드 노츠는 먼저 병변 주위를 내시경으로 360도 절개해 내시경과 복강경으로 위 전층을 절제하고, 다시 복강경을 이용해 림프절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조주영 교수는 “내과적 수술과 외과적 수술을 동시에 활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외과의사와의 원활한 협진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수술”이라며 외과의사와의 원만한 관계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노츠는 요즘 제 최대 관심사입니다. 외과의사들과 사이가 가까워서 함께하는 노츠연구회를 추진하고 있죠. 앞으로 4~5년이면 하이브리드 노츠를 넘어 노츠가 보편화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조 교수는 얼마 전 세계 최대규모의 소화기내시경 학술대회인 미국 소화기내시경주간 행사에서 4년 연속 최우수교육비디오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계 굴지의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제치고 한 국가의 연구팀이 4년 연속으로 비디오상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가 수상한 교육용 비디오는 전 세계 의사들에게 건당 100~150달러 정도에 판매된다.
조주영 교수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 세계를 통틀어 내시경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이는 국산 내시경의 상용화를 포함한다.
"내시경 하드웨어 시장의 99%는 일본이 잡고 있어요. 국산 내시경을 하루빨리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내시경 치료에서만큼은 해외 의료진이 저에게 와서, 우리나라에 와서 배우고 가는 사례가 일상화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계 정상을 꿈꾸는 조주영 교수의 당찬 구상은 이미 현실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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