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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활의학 역사 '요통학교 25년'
[ 2009년 09월 27일 14시 11분 ]
지난 198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강남세브란스병원 문재호 교수(재활의학과)가 문을 연 요통학교가 9월25일로 2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연 무료 강좌에 다녀간 이들만 무려 5만여 명.
문 교수는 지난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모양인 지 하나 둘씩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25년 전 요통학교를 처음 세울 때만 해도 재활의학의 개념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았던 때였는데, 지금에 이르고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문 교수 본인은 물론이고 그가 지금껏 맡아 온 요통학교는 국내 재활의학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1970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문 교수는 군복무를 마치자마자 곧장 미국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재활의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전문의제도가 없어 배울만한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작정 떠난 길 끝에 뉴욕대에서 수련을 마친 문 교수는 마침내 재활의학전문의 자격증을 따고선 국내로 다시 돌아왔다.
“83년쯤인가, 학교에서 갑작스레 연락이 왔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와 재활의학과를 좀 맡아주면 안 되겠냐고. 한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 싶어 그길로 짐을 싸서 강남세브란스(당시 영동세브란스)에 둥지를 틀었죠.”
처음 석 달간 외래환자 딱 '1명'
1983년 강남세브란스 재활의학과 과장으로 돌아온 문 교수는 잔뜩 기대에 부풀은 채로 입국했지만, 국내 사정은 떠날 때만큼이나 여전히 척박했다.
환자들은 둘째로 치더라도, 의사들 사이에서 조차 ‘도대체 재활의학과가 뭐하는 곳이냐’는 질문을 받기가 일쑤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외래를 시작해도 속된 말로 파리만 날리고 있었어요. 문을 열고 3개월 동안 단 1명만 진료를 봤었으니 말 다했죠. 더 속상했던 건 그 1명도 지인의 소개로 저를 찾아온 환자였어요. 허허.”
이제는 당시를 떠올려도 헛웃음만 내보일뿐, 그런대로 추억거리가 됐지만 그때로선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요통학교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활의학은 어떤 것인지 소개하는 자리였지만 점점 전문성을 띄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통학교 25년간 5만명 참여
“요통학교를 해 보다보니 환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이 이만 저만이 아니더군요. 사실 디스크, 관절염이란 게 사고처럼 갑작스럽게 겪게 되는 건 극히 소수고, 대부분이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온 질병인 데 말이죠.”
실제로 문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요통을 겪은 환자들이 재활의학과를 찾기 전 치료방법을 침술 및 한방을 가장 우선시 했으며(43.4%), 지압치료가 그 뒤를 이었지만(39.1%) 포괄적 의미에서 재활치료는 불과 3.3%에 그쳐 문제가 심각했다.
때문에 문 교수는 대한재활의학회에 나가 회장과 이사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맡으며 재활의학의 학문적 발전 토대를 쌓는 한편, 이를 요통학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알려나가는데 매진했다. 그렇게 흘러온 세월이 25년이다.
지나온 시간만큼 재활의학에 대한 인식도 변했고 내외부적으로 성장도 했지만, 그의 표정에는 여전히 곳곳에서 아쉬움이 묻어났다.
“25년전이나 지금이나 근원적 치료로서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나가는 데 아직도 의료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요통학교의 수도 좀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제가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죠.”
정년이 채 1년도 남지 않았지만, 최근 ‘건강은 자세가 만든다(넥스컴미디어)’를 집필한 것처럼, 진료실 방문 앞에선 문 교수는 “앞으로도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다”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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