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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사랑의 빛' 전하는 안과의사들
[ 2009년 10월 01일 01시 11분 ]
진료인원 4만여 명, 수술건수 5262건. 대형병원 유명 진료과 몇 곳을 합쳐야 볼 법한 기록들이지만, 이는 서울의 한 안과전문의가 지난 2002년부터 자신이 세운 의료봉사단체와 함께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들이다.
“안과전문의로 막 개원하던 때였습니다. 그동안 여러 단체를 통해 간간히 의료봉사를 해오긴 했지만, 개원하고선 정신이 없던 찰나 미국에서 9.11테러가 터지더라고요.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더 세상일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해야 될까요. 아무튼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무엇이든 나눠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죠.”
명동성모안과 김동해 원장
[사진]
은 그렇게 비전케어를 시작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그것도 잘한다고 믿는 능력을 나누기로 결심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함께 보는 밝은 세상
비전케어는 김 원장이 국내외 소외된 지역에서 안과질환, 그 가운데서도 백내장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안과전문의, 간호사, 안경사 등이 모인 대표적인 안과의료봉사단체다.
“세계적으로 5초마다 실명자가 1명씩 생깁니다. 어린이는 1분마다 실명하고요. 대부분은 저개발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로, 백내장이 주요 원인입니다. 한국에서라면 10만원 안팎의 돈이면 치료가능한 일을, 이들은 그 돈이 없어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영영 볼 수 없게 될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함께 보는 밝은 세상(Restore sight, Share vision)’을 만들기 위해 비전케어는 지난 2002년 파키스탄에서 첫 Free Eye Camp(FEC)을 열었다.
그리고 이제는 몽공 등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총 21개국으로 늘어 FEC 열려면 1년에 15차례 이상씩 해외를 나서야 한단다.
“7년간 60회 정도 FEC를 연 것 같네요. 여러 동료 안과의사들을 비롯해, 간호사, 안경사와 일반 자원봉사자들 덕분입니다.”
겸연쩍은 듯 그동안의 성과를 주위 사람들에게 돌렸지만, 지금까지 열린 FEC에 그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못 간 4번을 뺀 나머지 56회를 일일이 직접 챙겨올 만큼 왕성한 활동을 보여 왔다.
한 번 방문한 곳은 반드시 다시 찾아
김 원장은 그동안의 사업을 정리하며 새로운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동부아프리카 케냐에서 시작해 남부의 스와질랜드까지, 9개월간 12개국을 순회하며 이동진료 캠프를 열 계획입니다. 인구 200만명당 1명밖에 안과의사가 없는 말라위나, 300만명당 1명뿐인 모잠비크 등의 열악한 상황을 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단기 프로젝트와는 별도로 장기 프로젝트가 가능해진 것은 그가 그동안 강조해 온 지역 의사들과의 교감이 큰 힘을 발휘했다.
1회에 그치는 단기 봉사활동의 폐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김 원장은 “한 번 간 곳은 반드시 내년에도 다시 방문한다”는 원칙을 지키고자 마음먹고, 방문 지역의 의사들과의 교감을 점차 확대해 왔다고 한다.
그 결실이 마침내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린 비전케어의 세미나로 이어져, 아시아와 아프리카 의사 11명이 한국을 찾아왔다.
“여러 질환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안과질환은 특히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의료진들이 상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이 바로 방문지역의 의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비전케어의 봉사활동에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조를 구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의 눈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 테니 말이죠.”
올 들어 경기한파 속에 큰 후원이 끊겨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김 원장. 인터뷰 말미에 그는 오히려 “자신이 더 열심히 일해 비전케어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돈을 많이 벌겠다”는 말을 남기며 자신을 찾아온 외국인 의사들을 맞이하러 나갔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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