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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떠난 환자들에게 마음의 짐 덜기 위해…
[ 2009년 12월 10일 13시 25분 ]
"앞으로의 목표요? 전문 분야의 논문을 100편 쓰는 겁니다. 그러면 하늘로 떠난 환자들에게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덜지 않을까요."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정형외과 전대근 과장[사진]은 원내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하는 의사 중 한 명이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내리 최다 논문상을 받았다. 상금으로 받은 200만원은 고스란히 밥값으로 나갔다고 한다. 그는 올해도 유력한 논문왕 후보이다.
지난 2006년 7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저자와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린 SCI급 논문만 34편에 달한다. 그중 일부는 세계 정형외과 3대 학술지 중 하나에 게재됐고, 학회에서 본상을 받았다. 1년에 10여편에 달하는 SCI 논문을 발표한 셈이다.
전 과장은 논문을 발표할 때마다 "하나의 쓰레기를 또 생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다소 과격한 발언을 했다. 개별적인 논문이 반향을 일으키진 못해도 퍼즐을 맞추 듯 골종양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가 논문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은 지난 2005년 미국 연수시절이다. 현지에서 3~4편의 논문을 썼지만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국내 데이터로 그 논문을 검증할 방법이 없는지 경쟁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귀국 후 본격적으로 논문 쓰기에 매달렸다. 오전 7시에 출근해 진료와 수술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논문에 할애했다. 다만 저녁에는 가급적 쉬고 주말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효율성과 집중력을 고려한 나름이 비법이란다.
전대근 과장은 "하루에 적게는 2시간 많게는 5~6시간을 논문 작성에 투자했다. 그래도 골종양을 딱히 설명하기 어렵고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전 과장은 "진단 후 환자의 전혀 다른 예후를 보면 한계를 절감한다. 골종양은 환아가 많다 보니 가슴 아픈 일도 많다"며 "치료 결과가 좋지 않으면 병동에 들리기 싫어진다. 부모의 눈빛을 보고 가슴이 저린 적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수술을 많이 집도해도 병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부채가 생겨났다. 환자의 희생을 생각하면 논문을 통해서라도 그 짐을 덜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빚진 마음으로 쓰던 논문이 쌓이다 보니 100편 달성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겨났다. 원자력병원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골종양센터로 자리매김하는 꿈도 꾼다. 현실의 벽은 높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전 과장은 "의료진이라면 논문을 누구나 쓰지만, 시간과 발품을 팔지 않으면 온전히 자신의 결과물이 되지 않더라"며 "초기에는 마음이 급해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오류를 조금씩 수정하면서 알아가고 있다. 체력이 닿는한 좋은 논문을 많이 쓰고 싶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그렇다면 원자력병원 논문왕의 취미는 무엇일까? 서울의대 재학시절 미술부장을 맡을 정도로 아마추어 미술가로 활동했다. 2번의 전시회를 하기도 했다.
전 과장은 "미술은 또 다른 해방구였고, 젊을 때 욕심이 많았다"고 했다. 물론 지금은 그릴 시간이 없다고 한다. '논문 100편'이라는 즐거운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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