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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耳順) 경찰병원과 함께한 서동엽 원장
[ 2009년 12월 14일 09시 31분 ]
49년생 동갑, "병원 발전과 위상, 국가 변화 단상 지켜봐"
올해는 경찰병원에도, 병원 서동엽 원장
[사진]
에게도 의미가 있다. 병원과 원장 둘 다 49년생으로 금년 환갑을 맞았기 때문이다. 25년째 경찰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감회가 남다르다. 그 자신과 경찰병원 60년의 소회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것을 경찰병원을 통해 본 것 같습니다. 명동에서 왕십리, 그리고 지금 500병상인 이 자리(가락동)로 이사 온 것을 봤을 때 발전하는 국력을 보았다고나 할까요.”
겉모습의 발전뿐 아니라 정치와 시위문화의 변화도 함께 봤다. 정권 교체 등 정부의 변화에 따라 병원에 들어오는 환자의 양상도 달라진 탓이다.
서동엽 원장은 “노태우 정부까지는 돌과 화염병이 난무해 화상 및 골절환자가 많았다. 김영삼 정부부터는 화염병이 거의 줄어서 이들 환자가 거의 없었다”며 “학생들 중심에서 현재는 노동자가 참여하는 시위로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촛불시위 때문에, 올해는 용산철거민 사태 때 환자가 늘었다고 한다.
이렇듯 경찰병원은 간접적으로 격동의 정치 현장과 늘 함께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시위가 없어지고 다치는 경찰들이 없어진다면 경찰병원의 역할이 없어지는 것일까. 서 원장의 답은 "아니다"였다.
“우리 병원이 원래 만들어진 것은 경찰관, 전의경, 소방관을 진료하는 특수목적병원이지만 일반 진료환자도 많다. 정부도 우리 병원이 특수목적 병원으로 존재하지만 공공의료기관으로서도 한 축을 담당하며 일반 환자를 많이 보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병원에서 일하면서 보람 느껴
서동엽 원장은 처음 전문의 자격증을 따고 1년 10개월가량 강서병원에서 외과과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84년 경찰병원으로 오게 됐고 일하다보니 평생직장이 됐다.
“사회에 나갔을 때 지방대학에서는 오라는 곳이 있었는데 서울의 대학병원이나 국립병원 중 규모가 큰 곳은 자리가 난 곳이 없었다. 개원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우연한 기회에 경찰병원 자리가 비어서 이쪽으로 오게 됐다.”
원래 의사된 목적이 개업을 생각한 것이 아니고 환자를 제대로 진료해서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일반 개원가에서 할 수 있는 일만 하는 의사는 되고 싶지 않았다는 서동엽 원장.
그는 “군병원과 경찰병원을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군병원은 군의관들이 환자를 본다. 나도 군병원에서 75년부터 2년간 근무를 했었다. 반면 우리 병원은 그런 과정을 다 거친 상당히 숙련된 의사들이 의사가 된다”며 경찰병원의 전문성과 우수성을 피력했다.
그는 또한 “병원에 소외계층을 비롯 일반환자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더 많다. 빅5병원에 가는 사람들은 경제적 수준이 되는 사람들이다. 우리 병원은 소외계층 내지는 공무원 중에서도 근무여건이 좋지 않은 경찰관, 소방관, 전의경들을 부상이나 질병으로 수술을 할 때 보람을 찾을 수 있다”며 “박봉이니까 돈을 따지는 의사들이 오지는 않기 때문에 뜻이 있는 의사들과 근무하는 것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월의 변화 느껴 씁쓸
경찰병원에서 25년간의 진료는 그에게 인생살이의 깨달음도 줬다. 서 원장은 “요즘 환자들은 본인이나 처자식이 안 좋으면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입원은 빅5로 간다. 그런데 시골에 계신 부모님은 모셔다가는 우리 병원에 온다”며 “인생사의 단 맛, 쓴 맛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인생사 씁쓸함이기도 하지만 경찰병원 위상 변화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다.
서 원장은 “일반 민간병원들이 워낙 커지고 대형 재벌 병원들이 최근에 생겨 상대적으로 우리 병원의 경쟁력이 자꾸 줄어든다”면서 “예전엔 서울 시내에 내로라 하는 병원이 꼽아봐야 열 댓개 밖에 안 됐지만 지금은 너무 많기 때문에 우리 병원이 500병상 병원임에도 상대적으로 경쟁하는 것이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한 “우리 병원이 병환이 급한 응급수술은 여전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고서는 암 수술이나 대형수술의 환자가 계속 줄어든다. 전체적으로 환자는 늘지만 큰 수술은 큰 병원으로 간다”고 덧붙였다.
수익성 추구하면서 공공성 놓지 않을 것
이렇듯 위상에 변화가 생기는 병원에 새 바람을 넣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서동엽 원장은 “외상 특화병원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틈새 시장에서 살아남을 방안은 경찰이나 소방관들이 외상으로 다쳐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상으로 특화된 병원을 만들면 원래 목적에도 맞다”고 피력했다.
최근 경찰병원은 서울대, 강동성심, 강남성심, 서울성모, 여의도성모 병원과 함께 중증외상특수화 후보센터로 지정됐다.
그는 “중증외상특수화 후보센터로 지정된 만큼, 이를 지속적으로 특화시켜서 외상으로 전문화된 병원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이것이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서 원장은 “현재 국공립병원이 정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 주도 하에 경영쇄신위원회가 연말까지 병원을 어떻게 유지할까를 심의하고 있다”며 “연말이면 구체적인 것이 나오고 내년 우리 병원이 어떻게 로드맵을 짜 실행할지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새 경찰병원과 서동엽 원장이 한창 바쁘게 움직이는 까닭이다. 앞으로 경찰병원이 어떻게 달라질지 당분간 지켜봐야할 듯하다.
김성은기자 ks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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