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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얼굴 보러 이틀을 걸어서 옵니다"
[ 2009년 12월 19일 01시 26분 ]
“예순된 할머니들이 의사란 양반이 어떻게 생겼는지 얼굴 보러 2일을 꼬박 걸어서 와요. 그런 사람들을 보면 진정으로 제가 가진 걸 다 드려서라도 도와주고 싶어져요.”

저개발국가를 다니면서 의료봉사하며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노(老)교수. 그는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장상근 교수다.

장 교수는 뇌신경센터에서 뇌질환 및 척추질환자들을 치료하는 신경외과 전문의로 민중병원 원장과 건국대의료원 의료원장을 역임했다.

건국대학교 서울병원, 민중병원, 건국대병원으로 그 이름은 바뀌었지만 병원과 한결같이 함께해 온 장 교수. 지금까지 수술한 환자만 1만5000여 명은 족히 된다. 그런 그가 2012년 정년을 맞는다.

“정년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의사로서 열심히 살았어요. 사회에서 병원장, 의료원장까지 최고의 지위에 올라가 보았고, 이제 인생 이모작하며 살고 있어요.”

젊었을 때 열심히 진료보고, 연구도 하고 우리나라 명의 101명에 꼽히기도 했다는 그는 현재 건대 교수로서 뿐만 아니라 청소년 올림픽 의료 부문 책임자로, 몽골 대통령 주치의로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 모든 일은 의료봉사단체 ‘구생회’ 활동이 발판이 됐다. “사회적 경험을 쌓고 난 후에 선교의 일을 하게 됐어요. 제 아내인 이인숙씨가 회장이어서 열심히 활동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웃음)

구생회는 ‘생명을 구하는 곳에 영혼을 구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장 교수는 벌써 10년째 바그다드, 미얀마, 티벳, 과테말라, 멕시코 등 저개발국가에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의료 선교를 해오고 있다.

“가끔 우리나라에서도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많은데 왜 굳이 해외까지 가서 선교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아요. 분명한 것은 부족한 것과 아예 없는 것은 다르다는 거예요. 그들은 연고를 구하기 위해 몇 일을 걸어야 겨우 얻을 수 있어요. 상상이 안가죠?”

행복은 중독된다는 말처럼 그는 의료봉사 하는 것이 힘들어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 스스로 행복해져 또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는 것.

“봉사하는 것은 축복의 통로예요. 우리나라는 사회적 제도와 구성원들이 도와줄 여력이 있지만 그들은 아예 없지요. 그들이 기뻐하는 것은 진정성이 있어 내가 해주고 싶은 것을 다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니까요.”

정년 후의 삶에 대해 물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지금과 같이 봉사하면서 조금은 여유롭게 살고 싶다”고 밝히면서 “정년이 되기 전에 하고 있는 연구도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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