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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마인드 원장님
[ 2009년 12월 22일 06시 40분 ]
"공공병원 정체성 살리면서 경영쇄신"

공공병원 원장의 일반적인 모습은 어떨까. 공무원 특유의 보수성과 안일함만을 생각하면 틀렸다. 21일 데일리메디가 만나본 서울의료원 유병욱 원장[사진]은 공공병원의 원장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한 혁신적 CEO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맞는 공공병원의 새로운 상을 그는 제시하고 있었다.[편집자주]

48년생인 그는 올해로 30년을 서울의료원에서 보냈다. 2006년 12월 9대 원장으로 취임하고 3년 후인 2009년 12월 재임했다.

그는 “평생을 서울의료원에서 보내 남다른 애정이 있다. 소유의 개념은 아니고 병원을 만들어 나가는 것, 발전해나가는 것에 대한 애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연임에 대한 소감을 정진석 추기경의 서임 시 포부에 대한 대답으로 대신했다.

“‘신부라는 신분이 하느님 말씀을 끊임없이 퍼트리는 일을 하는 것인 만큼 나도 그 일을 할 뿐이다’라는 정진석 추기경의 말씀처럼 나도 똑같이 새로운 브랜드의 병원을 만드는 일을 재임이 됐더라도 똑같은 방향을 향해 꾸준히 매진해가 뿐이다.”

자신이 연임이 될 수 있었던 까닭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한다.

그는 “2010년 병원이 신축․이전해 가는데 병원 설계서부터 신축 사업의 세부적인 부분을 많이 관여해왔다"라며 "이제까지 신축에 대한 준비 작업을 잘 해왔다면 연임기간 동안에는 잘 마무리해서 신축․이전하는 새 의료원이 자리잡도록 하라는 명령으로 생각한다”며 소임을 역설했다

의료환경의 변화를 몸소 체험한 30년

현재 삼성동에 위치한 서울의료원에 있던 30년 동안 그는 강남의 발전상 뿐 아니라 의료계의 위상 변화도 함께 봤다.

유 원장은 “77년에 대통령 명령으로 강남에 시립병원을 만들었다."면서 "의료보험이 도입되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진료는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니까 병원을 저소득층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병원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 외과 전문의로 의료원에 처음 왔을 때 근처 서초, 강남 송파, 강동 이쪽 지역에 종합병원이 없어서 교통사고 환자 등 모든 응급환자가 다 이리로 왔다. 밤을 꼬박새워 응급수술한 적도 많다.”라며 처음 의료원에 왔을 때를 회상했다.

30년 동안 의료환경은 급변했다.

그는 “30년 사이에 이 지역이 한국의 일번지가 돼버려 근처에 강남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병원이 자리잡고, 또 최근에 성모병원이 생기는 등 의료환경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의료적으로 열악한 지역에서 현재 의료풍요지역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공병원의 원장이라는 것

유 원장이 처음부터 공공병원의 원장이 돼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남다른 계기가 있다.

그는 “1979년 내가 있는 경복궁의 한 가운데에서 군의관 생활을 했을 때 10․26과 12․12 사태가 터졌다.”면서 “10월 27일 현장에서 검시관을 했는데 시체가 현장보존 돼있는 상태에서 죽은 사람들 신원확인을 했다. 차지철 경호실장을 비롯한 주검들이 그대로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12․12 때는 현장 군의관으로서 주검을 처리하고 이송하는 작업을 했는데 당시 잠을 한 숨도 못자 12일에서 13일 동안 밤을 새워가며 환자를 치료했다."며 "사상자들의 죽음을 보면서 당시 젊었지만 세상을 보는 눈, 생각의 프레임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10․26과 12․12이라는 격동의 역사의 한 가운데에 있으면서 그는 여태껏처럼 '보통 사람이 사는 평안한 삶'이 옳지 않다는 생각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당시 서울의료원 진료부장의 "테크닉이 있는 의사가 필요하다"는 말에 여기로 와 현재에 이르렀다.

“공공병원의 정체성 적극적으로 찾아야”

유 원장은 최근 국가에서 공공병원에 요구하는 경영쇄신 요구에 적극적으로 답을 찾고 있다.

그는 “현재 모든 국가의 ‘공공’자가 붙은 곳은 혁신을 요구받는다."면서 "결국 기본은 필요성이 있어서 탄생을 했으면 그 정체성에 대한 일을 제대로 철저하게 하고, 못하면 없애버리라는 메시지가 아니겠나"고 말했다.

유 원장은 ‘제대로 하든지 아니면 말아라’는 짧은 문장으로 메시지를 요약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모든 의료가 민간의료 중심으로 돼있지만 의료의 공공성은 절대 바꿔서는 안 된다”며 “공공의료에 부는 혁신의 바람도 일을 하라면 제대로 하라는 것과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만큼 돈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결국엔 사람이 가장 핵심이다”라며 “실질적인 인센티브제도를 운영한다. 의료 수익과 일의 업무량에 따라 차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연한 찼으니까 승진하겠다는 생각은 버리라”고 말한다면서 “인사고과의 요소를 다양하게 가지고 직원 역량을 승진의 절대 요소로 본다”고 말했다.

역량이 모자라는 3%의 직원은 따로 모아 한 달 동안 많은 돈을 들여 집중교육을 시키는 등 일반 회사의 CEO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또한 그는 “모든 경영혁신은 평가에 의해 이뤄진다”면서 “결국 평가의 중심에 있는 직원들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기에 역량 향상에 최선을 다한다”고 덧붙였다.

유 원장은 경영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영학자’다. 경영대학원을 따로 다닌 것은 아니지만 그가 틈틈이 경영학 서적을 뒤져가며 공부하고 정리한 것만 두꺼운 노트로 9권이나 된다. 그의 다이어리에도 경영학 용어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직원들에게만 혁신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자신도 '쇄신'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서울시 공공병원의 허브병원이 될 것"

유 원장은 아무리 의료현장이 민간병원에 의해 대형화, 고급화 돼 맹수가 우글거리는 상황이라도 공공병원은 그 사이의 틈새시장으로 살아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래봬도 서울의료원이 위치한 강남구도 서민들이 제법 많다.”며 “그렇지만 큰 나무 사이에서의 역할을 하는 것과 나무들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의 역할은 다를 것”이라면서 서울의료원의 이전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한창 이슈인 영리법인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영리법인에 찬성한다”며 “의료에 있어 공공성이 필요한 부분은 지자체가 확실하게 보호하면서 건강안전망을 지자체가 보호하고, 차별화해 국익을 키울 수 있는 분야에서는 또 그 방향성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서로 다른 정체성으로 철저히 무장할 것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77년 처음 의료원이 생길 때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제대로 된 병원으로 만든 만큼 다양한 전략을 통해 어떤 정책이 있건 없건, 차별화된 공공병원을 만들 것”이라면서 "특히 서울의료원이 서울 공공의료의 허브병원의 역할을 해 서울시 산하 12개 공공병원이 연계구축을 잘 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성은기자 ks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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