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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등산 함께 한 눈높이 의대학장
[ 2010년 01월 11일 12시 36분 ]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다 했어요. 모든 학생들과 폭탄주도 마셨구요. 한 달에 한 번씩 등산도 갔어요. 그러면서 ‘세뇌’를 시켰죠. ‘너희는 엘리트고, 미래 의료를 책임질 사람들’이라고요.”

울산의대 이재담 학장[사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4년의 임기(제10·11대)를 마치고 새 학기를 맞는 오는 2월말 학장 직함을 벗는다.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이 학장은 “다음 학장이 있기에 아쉬운 부분이 없다”며 지난 4년간 체득한 학장으로서의 감회를 풀어놨다.

“교수가 돼라" 꿈 심어줬고 학생들 자신감 Up

“의대생들 실력 정말 좋거든요. 학장으로서 그들에게 ‘교수의 꿈’을 품게 했더니, 정말 효과가 있어서 예전 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 학장이 재임기간 가장 심혈을 기울인 해외연수도 이런 생각과 맥을 같이 한다. 시야를 넓혀 견문을 쌓아 글로벌 인재가 되고 나아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멋진’ 인재가 되는 것이 이 학장의 바람이다.

이런 관점에서 울산의대는 타 의대보다 많은 해외연수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의예과 2학년 학생들은 ‘하버드 연수 지원 프로그램’이, 본과 4학년생들은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에 임상실습이 주어진다.

특히, 올해는 2억원이 더 투입돼 의예과 학생 절반인 무려 20명이 UCLA 버클리 대학에서 연수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연수를 가는 8주동안 학생들은 미국 대학생 수준의 영작 실력을 기를 수 있게 되요. 생물학 실습 등 교육 과정도 충실히 받을 수 있고요. 어렵다고 해도 워낙 기본기가 돼 있어 잘 해낼 것으로 믿어요.”

이런 훈련이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된다면 영어로 논문을 쓰는 일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학장은 논문의 중요성을 빼놓지 않았다. 지난 2007년부터 2년간 시행된 ‘의학연구실습과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학생들이 SCI 논문 제1저자로 인정받는 날도 머지않았다는 것.

“논문을 쓰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야 해요. 지금 의대 3학년들 중 3~4명이 SCI 논문 제1저자로 인정받았어요. 올해 말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학생 때 SCI 논문을 쓰는데 교수된 다음엔 더 잘 쓰겠지요.”

이처럼 잘 교육된 울산의대생들이 꼭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에서 ‘교수의 길’로 인도한다는 이 학장은 학생들의 실력을 인정하면서 잠재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었음을 시사했다.

"의학전문대학원 강행, 걱정스럽다"

이 학장은 “이 말은 꼭 해야 한다”며 의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장들이 모이면 하는 얘기가 있어요. 의전원은 강남 부유한 집안 딸이 의사가 되는 제도라고. 남자는 군대 때문에 재수를 많이 못하고, 등록금이 없는 여자는 MEET 학원을 다닐 수가 없어요.”

결국 경제적 여건이 되는 딸들이 재수, 삼수를 해서 MEET 점수를 높여 의전원을 간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문제가 이젠 더 이상 ‘개천에서 용되는’ 일이 없고, 잘 사는 사람만 계속 잘 살게 된다. 즉, 신분상승의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고3 끝나고 실력차에 따라 의대를 가야지, 계속 공부해서 의전원을 다닐 수 있고 의사가 된다는 것은 정말 불공평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되면 부의 재분배는 이뤄질 수 없어요.”

더욱이 군의관, 공중보건의 부족현상으로 국방의학전문대학원을 만든다는 사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않았다.

“1조원을 투자해 병원, 연구소, 대학도 만든다고 하는데, 유지비용 등 세금 계속 나갈 거예요. 그렇다고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고요. 너무 걱정스럽네요.”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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