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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마나이프 2000례의 '값진 의미'
[ 2010년 01월 29일 09시 04분 ]
지난 1968년 스웬덴에서 개발돼 90년대 들어 국내에서도 본격화된 감마나이프 수술. 한 명의 의사로는 처음으로 경희의료원 신경외과 임영진 교수[사진]가 2000례를 달성했다.

“개발된 지도 오래됐고, 그만큼 노하우가 많이 쌓이면서 뇌종양 등 신경외과 의사들이 나서야 하는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장비가 됐지만 아직도 배워야 할 점이 많네요.”

국내 감마나이프 도입에서부터 지금까지, 이 분야를 개척하다시피 한 임영진 교수는 28일 2000례 달성을 기념한 심포지엄에 앞서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옛 기억을 더듬었다.

임 교수가 감마나이프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79년 세계적인 신경외과의사인 고(故) 임 언 교수가 독일서 경희의료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비롯됐다고 한다.

당시 유럽에서는 이미 뇌종양에 있어 새로운 치료법으로 떠오른 감마나이프를 일찌감치 접한 임 언 교수는 국내 보급에 앞장서면서, 이를 신경외과의 미래 가운데 하나로 점쳤다.

그러나 예산이 문제였다. 지금도 고가이긴 하지만 당시 수십억 원이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도입이 차일피일 미뤄졌었다.

임 교수는 “지금은 작고하신 임언 교수님과 함께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애를 썼지만 이에 대한 이해도 낮았고, 가격이 너무 비싸 무산됐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90년대 들어 국내에도 차츰 감마나이프의 효과에 대한 소개가 시작되면서 상황은 점차 나아졌다.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1992년에 감마나이프를 도입하게 된 것.

임 교수는 “그 때 병원 사정을 감안한다면 획기적인 결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이후 오랫동안 기울였던 노력이 그제야 빛을 보게 됐단 생각에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래도 고민은 한동안 가시지 않았단다. 신경외과에 일대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며 비싼 돈을 주고 들여왔지만 영 성에 차지 않았다.

“장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였어요. 병원에서 감마나이프를 가동하기에 앞서 스웨덴 현지로 날아가 단기 연수를 받고 돌아왔지만, 진단기기가 아니라 치료기기란 사실 때문에 한동안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임상적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웠단다. 기계의 사용법이야 짧은 시간 안에 익힐 수 있는 일이었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형 수술을 하는 게 어려웠다고.

때문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경외과 의사로 다른 것은 제쳐두고 감마나이프 하나만을 바라보고 지난 1994년 본고장인 스웨덴의 카롤린스카로 연수를 훌쩍 떠났다.

임 교수는 “비싼 장비를 들여놓고 가동도 중단한 채 수술법을 배우러 장기간 자리를 비우겠다고 하니 다들 말렸다”며 “그래도 어떤 환자들에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지 꼭 배워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설득에 설득을 거듭, 겨우 다녀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보낸 1년간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임 교수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거기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해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2000례다.

특히 5cc미만의 수막종·청신경초종·뇌하수체종양 같은 양성뇌종양에서 95%이상의 높은 종양억제율을 나타냄으로써 지금까지 발표된 것보다 높은 치료성적을 자랑했다.

또한 뇌동정맥기형 치료에서는 한 번의 방사선수술로서 병소가 완전히 폐색되는 정도가 83%에 이르고, 병소가 남았을 경우 재치료를 하면 95%이상 환자를 완치시켰다.

뿐만 아니라 감마나이프수술에서 2000례 가운데 10년 이상 장기추적을 한 환자들이 많다는 점은 오랜 임상경험이 바탕이 되지 않고선 어려운 일이라고.

심포지엄 장소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는 임 교수는 “이제는 이러한 임상경험을 나누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감마나이프는 물론이고 기계의 발달로 의사들이 한결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게 됐을지 모르지만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들을 후배들을 위해 모두 나눠주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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