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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요구에 합당한 의사교육 필요"
[ 2010년 02월 01일 09시 09분 ]
지난해 14개와 2010년 올해 17개, 총 31개 의과대학을 거치면 2주기 의학교육 인증평가가 끝난다. 데일리메디는 전국 의과대학 교육의 평가를 맡고 있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의학교육인증단 이윤성 단장
[사진]
을 만나 의학교육 평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윤성 단장은 인증평가 1주기 초부터 참여했다. 의평원 초대 원장인 이종욱 교수 때문에 일을 맡게 됐다고 한다.
그는 평가 담당 계기에 대해 "시간이 많아서"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이 단장은 법의학과 교수다. 임상에서 환자를 많이 봐야하는 교수는 시간내기가 어렵기에 자신이 선택됐다는 것. 그는 "환자를 보는 과목이 아니기에 시간에 여유가 있고, 선생님들에게 의학교육의 질과 책무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평가를 하면서 그가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뭘까?
이윤성 단장은 "항상 의평원 입장에서 신경쓰는 것이 평가단 한 팀이 대상 대학을 모두 다닐 수 없기 때문에 팀별로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이 가장 걱정"이라면서 "각 팀별로 똑같은 사안을 보고서 어떤 사람은 잘됐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못됐다고 하면 곤란해 팀이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래서 올해는 평가단이 자기 분야가 아니더라도 항목을 합동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이 단장은 "예전 자기 분야만 평가를 했다면 작년 2주기 3차년도 평가는 단원들이 합동으로 평가를 했다"면서 "예를 들어 교수에게 연구실이 있다고 할 때 시설 및 교수 업적 평가에 같이 반영해 고른 평가가 나오도록 했다"고 자평했다.
평가에 대한 대학들 반응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받고 싶다" vs "부족한 면 많이 지적받고 싶다?"
이윤성 단장은 평가를 받는 대상 대학들이 평가에 대해 양가감정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받고 싶은 것과, 부족한 면을 많이 지적받아 의과대학이 발전할 수 있도록 배려받고 싶은 상반된 마음이 생기는 것.
이 단장은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받고 싶은 것도 당연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평가를 잘 받으면 대학 본부나 재단에서 평가 결과를 이유로 지원을 잘 안 해줄까봐 오히려 부족한 면을 지적받고 대학에서 배려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맨 처음에 평가를 시작할 때는 평가를 잘 받으려고 학생들이나 교수들을 훈련시키기도 했지만 지금은 될 수 있는 한 '있는 그대로 가자'는 분위기가 계속 생기고 있다"며 "인증평가가 대학에서는 귀찮지만 자성의 계기도 된다"고 덧붙였다.
인증평가를 해야하는 이유
이윤성 단장은 인증평가의 필요성을 우리나라 최초의 차 현대 포니로 이야기를 끌어냈다.
이 단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만든 현대자동차 포니가 나왔을 때 사장님들이 비공식적으로 있던 외제차나 포니를 끌었다"며서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차가 많이 나오고 여러 수준의 사람들이 다양한 차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에 빗대면 60년도만 해도 의사 수가 모자랄 때 우리 사회는 의과대학에서 의사를 만들어주기만 하면 감지덕지 했지만, 의사가 많아지면서 이제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의사의 질은 높아졌다"면서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처럼 의사를 만드는 공장인 의과대학이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고 요구에 맞는 의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자동차야 수명이 1년이면 그 다음에 다른 모델을 만들어야 하지만 의사는 제몫을 하려면 15년 내지는 20년이 걸리는데 20년 후의 요구를 예측한 의사를 키워내야 한다"면서 "의과대학이 고민하여 예측하는 작업을 우리가 하지 않으면 사회가 복지부나 교과부 등에서 요구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의평원이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은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작업인데 이것을 하지 않으면 타율에 의해 하게 될 수 있고, 권력을 가지고 하면 쫓아는 가겠지만 바르지 않은 방향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렇기에 자율적으로 의학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증평가가 공식적인 힘 가져야"
이윤성 단장에 따르면 영국은 의사국가시험이 없는 대신에 GMC라는 기구에서 의과대학으로 인정한 대학을 졸업하면 자동으로 의사가 된다. 또한 미국은 인증평가에 통과한 대학만이 의사면허 시험을 볼 수 있다.
이 단장은 "서남대가 1주기 때 계속 인정을 못 받으면서 인증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런 대학이 우리 인증평가의 타깃인데, 평가의 근본 목적이 뒤에 처진 대학들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는 병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을 고친다고 더 나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의학교육의 질 관리가 이와 같다"면서 "걱정되는 것은 서남대가 못하겠다고 평가를 거부할 때 이를 보고 차상위 그룹도 안 받겠다고 하면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이 약점"이라고 언급했다.
고등교육법에서 인증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하고, 인증평가를 할만한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해주면 힘이 실려 이런 약점들이 해결될 수 있다. 또한 교과부 등에서 평가를 기준으로 정부 지원금이나 정원 증가 등에서 당근과 채찍을 주는 방법을 동원하면 평가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평가 결과도 공개할 것"
이렇듯 정부에서 의평원을 공식적인 의학교육 평가 주체로 인정을 하면 공신력을 갖게 되고, 이 평가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 뻔하다. 점차 사회적으로 국민의 알권리 신장을 위해 평가 결과에 대한 공개 요구는 자명할 것.
그렇지만 현재 평가 결과는 의평원과 대학 당국만이 알 수 있다. 이번 14개 의과대학도 모두 '인증'은 받았지만 기준에 조금 미달되는 '3년 인증'인지, 기준을 거의 만족시키는 '5년 인증'인지는 당사자들만 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윤성 단장은 "학장협의회와 인증평가 시작할 때 몇 가지 조건 중 하나가 결과를 공개하지 말자는 것이었다"면서 "예전에 대학교육협의회에서 의학과학 인증 평가 시 최우수 대학 다섯 개를 골랐는데, 당시 평가 결과에 대한 의문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서로 자기 학교가 최고라는 등 광고를 하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증평가에 대해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질 관리가 완전히 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결과가 공표되면 줄 세워놓은 중에 다섯 대학 정도만 만족하지 나머지는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하지만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평가 도구가 발전하면 결국 공표해야할 날이 올 것인데 그 시기가 3년 후가 될지 30년 후가 될지는 사회적 요구와 의과대학의 입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두 힘 사이에 평형이 맞을 때가 공개되는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김성은기자 ks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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