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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회복기간 단축"
[ 2010년 02월 23일 07시 37분 ]
대장암 수술을 받고 나서 3일 만에 퇴원할 수 있다면 어떨까.

입원비를 절약하고 일상생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자 입장에선 충분한 케어를 받지 못하고 나오는 듯한 불안감에 빠질 수도 있다.

대장항문전문 한솔병원은 이러한 장단점을 안고 지난 2008년부터 대장·직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화 조기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아직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생소한 개념인 표준화 조기회복 프로그램은 수술 후 합병증을 포함, 입원기간을 길게 만드는 장벽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기능회복을 촉진함으로써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치료기법이다.

한솔병원 대장암복강경수술센터 조용걸 소장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대형병원과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한 끝에 나온 묘수”라며 프로그램 도입 계기를 설명했다.

“이제 복강경 수술도 널리 보급돼 있고, 대장·직장암 치료에서 기술적인 차이는 더 이상 없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수술 이후의 케어 방식을 달리하면 이슈화가 가능할 거란 판단이 든 거죠.”

조 소장은 2006년 9월부터 1년 6개월간 미국 클리블랜드 소재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딜레이니(Conor P. Delaney) 교수와 함께 대장암 수술 후 환자의 조기회복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됐다.

이전에는 장 절제 수술 후 이틀 정도 금식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표준화 조기회복 프로그램에서 환자는 수술 당일 물을 섭취하도록 권장 받는다.

다음날 섭취 음료의 양을 늘리고 오심, 복통 및 팽만감이 없으면 수술 이틀째 미음, 다음날 죽으로 전환하고 나흘째 정상식을 제공하는 식이다.

수액에 크게 의존하던 기존 회복기와 달리 수액 투여는 이틀째부터 중지한다. 수액으로 인한 붓기로 몸무게가 4~5kg씩 느는 환자가 생기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조용걸 소장은 “환자에게서 조금이라도 거부 반응이 나타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치의가 하루에 서너 번씩 환자 상태를 세밀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몇몇 대학병원에서도 유사 프로그램을 일부 환자에 한해 적용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을 선도적으로 시행, 연구논문까지 발표한 곳은 한솔병원이 유일하다. 지난 한해에만 대장항문학회, 외과학회, 내시경학회 등 국내 유수 학회에서 발표를 마쳤다.

한솔병원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시행한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합병증이나 재입원의 증가 없이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었으며 수액과 항생제 투여량, 입원기간을 3~5일 가량 단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대장항문학회 복강경대장수술연구회에서 학술위원을 맡고 있는 조용걸 소장은 향후 다기관연구 프로토콜을 통해 프로그램 효과 규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환자를 단지 빨리 퇴원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에요. 그렇게 되기까지 의료진의 노력을 지켜봐 달라는 거죠. 대학병원과의 공동 연구를 거쳐 보다 많은 분들이 프로그램 효과를 인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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