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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시집 낸 이원로 백중앙의료원장
[ 2010년 02월 27일 02시 16분 ]
흔히들 의사라는 직업과 예술은 상충된다 말한다. 차가운 머리의 이성을 통해 판단과 구조를 생각해야 하는 의학과 뜨거운 가슴으로 삶의 고저를 아우르는 예술은 그 공통분모를 찾기가 어렵다는 통념 때문이다.
25일 인제대 일산백병원 의료원장실에서 만난 시 쓰는 심장 명의(名醫), 백중앙의료원 이원로 의료원장
[사진]
은 “삶과 죽음의 최전선에서 살아가는 의사와 예술은 곧 일맥상통”한다며 구분 짓기보단 두 영역의 연결고리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구조적인 과학과 기능적인 예술성이 만나는 지점이 곧 의학이라는, 하나의 명제가 성립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여덟 번째 시집 ‘바람의 지도’를 펴낸 이원로 의료원장은 먼저 “구조를 다루는 의학적인 부분에서 높은 경지에 도달하면 할수록 예술화로 진행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진료, 연구, 교육이 의사들의 주 업무입니다. 여기에 봉사의 부분이 첨가되는 것이죠. 앞의 세 가지의 영역은 이성이 지배 하고 따져 들어가는 분석의 분야지만 진료를 따로 떼 내어 생각하면 결코 이성적인 부분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결국엔 감성이자 관계의 문제인 셈이죠.”
진료를 해야 하는 의사에겐 분명 환자의 질병을 치료해 완쾌 시키는 일차적인 목표가 존재하지만 그 속에는 다양한 관계 형성에서 비롯된 환자 중심의 사고가 필요 충분 조건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선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관통하는 시각과 예민한 감수성이 필요한데 이원로 의료원장은 이를 시 쓰는 작업을 통해 구체화한다.
이원로 원장이 문학에 마음을 품고 문학계에 등단, 지금까지 여덟 권의 시집을 내는 등 시 쓰는 작업이 생활화된 건 예과시절부터다.
대학생활에서 자유를 맛본 그는 "철학과 문학에 매료돼 다양한 교양강의를 쫒으며 문학적 감수성을 키웠다"고 했다.
“인턴ㆍ레지던트 생활이나 미국에서의 기간은 짬을 낼 수 없이 바빠 작시에 손을 놓곤 했지만 이후부터 서서히 다시 쓰기 시작해 지금에까지 오게 됐습니다. 진료 중이나 의사로서 일을 할 땐 다른 부분을 생각해선 안 되기 때문에 중간 중간 떠오르는 것들은 나중에 따로 메모를 해 둡니다.”
주말에 여행이나 학회를 갈 때 집중적으로 시 작업을 한다는 그는 "의술과 예술 각각의 열정과 그 간극의 치열함을 위해 언제나 상상력의 여지를 개방해 둔다"는 철학이다.
“과학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규칙을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합당한 이유를 찾아내야 하는데 이러한 능력은 독창적인 상상력에서 시작되는 것이죠. 과학적인 원리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예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다 뇌에서 하는 한 가지 일인 것이죠.”
일산백병원 원장을 거쳐 다섯 군데의 백병원을 이끈 지 5년째. 그는 병영 경영을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이를 아우르는 중요한 심지는 곧 환자-사람-관계로 연결 된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감수성들이 분명 백병원 경영과 연결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기업들도 감성경영이 추세인 듯 한데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병원을 포함해 최종 목표는 환자를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죠.”
체코의 극작가 출신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이 있었듯 예술 영역에서나 완전히 다른 계통에서나 경지에 이르게 되면 통하는 무엇인가가 있는 법이다.
그 무엇인가를 ‘사람’과 ‘관계’로 규정하며 환자와의 소통을 고희를 넘은 지금까지 고민하는, 환자에게서 배움을 얻는다는, 시를 쓰는, 심장 명의 이원로 의료원장에게서 의술과 예술의 뜨거운 합일(合一)을 목격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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