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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빈궁마마' 만들기 이제 그만"
[ 2010년 03월 08일 10시 00분 ]
뽀얗게 금이 간 그녀 누운 채 얼굴을 돌렸다. 궁(宮)이 부서져 내려앉고 잘려나가고 수혈을 받고 있었다…<중략>…그녀는 마지막 여자의 울타리, 그 사라진 울타리 안에서 울고 있었다... 김만수 시인은 어머니 몸의 밭, 울타리를 자궁의 ‘宮’으로 표현했다. 사라져버린 그것을 ‘비우다’의 ‘빈’으로 적고, 거기에 궁을 붙였다. 이름하여 ‘빈궁마마’.
여자에게 ‘자궁’이라는 단어의 의미와는 무관하게 그동안 자궁근종 환자 대부분은 자궁을 들어내는 적출술 앞에서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여자의 마지막 울타리이자 세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공간인 자궁을 잃는다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수 십, 수 백, 수 천번 고뇌가 되고도 남음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의사의 말에 그녀들은 끝내 ‘빈궁마마’의 길을 택하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 “무분별한 빈궁마마 만들기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이다.
김재욱 원장은 “‘자궁근종=빈궁마마’라는 공식은 더 이상 성립되지 않는다”며 “자궁근종 환자라고 무조건 자궁을 들어낼 필요가 없다”라고 피력했다.
의료계의 통설을 정면 부인하는 김재욱 원장의 자신감 뒤에는 ‘인터벤션’이라는 신개념 시술법이 있다.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에게도 생소한 ‘인터벤션’은 다양한 첨단 영상장비를 이용해 최소침습으로 수술 없이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즉 MRI, CT, 투시장비, 초음파 등 영상 유도장비를 이용해 정확히 병변을 파악한 뒤 혈관이나 조직 공간에 주사바늘 정도로 작은 카테터를 삽입, 해당 부위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터벤션 치료법이 보급돼 자궁근종, 정계정맥류 등의 질환을 아주 쉽고 간편하게 해결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일부 대학병원 등에서 인터벤션 시술을 시행하고 있긴 하지만 그나마도 다른 과로부터 의뢰를 받아야만 시술을 받을 수 있고 치료비도 비싸 일반인에게 문턱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터벤션의학 전임의로 근무하던 김재욱 원장은 ‘이렇게 좋은 시술을 더 많은 환자들에게 시술하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병원생활을 접고, 2008년 민트영상의학과를 개원했다.
국내 첫 인터벤션 전문병원. 개념조차 생소한 시술, 그것도 판독에 치중된 영상의학과 의사가 시술을 한다는 핸디캡은 기우에 불과했다.
‘자궁을 들어내지 않아도 되는 시술법이 있다’는 소식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환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현재는 한 달 이상 예약이 밀려있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치열한 개원가에서 제대로 된 블루오션을 개척한 셈이다. 하지만 김재욱 원장은 “인터벤션 개척자로서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환자가 인터벤션 시술의 혜택을 볼 수 있길 고대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반인뿐 아니라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 시술의 저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자궁근종 적출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 당시 인터벤션 시술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이유로 병원에 소송을 제기, 승소한 일이 있었다.
김 원장은 “환자는 마땅히 수술법에 대해 선택의 권리가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의사들 조차 인터벤션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그는 인터벤션 시술이 비단 자궁근종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성 불임의 주된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는 정계정맥류 역시 인터벤션 시술로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실제 인터벤션 시술의 우수한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이미 상당수에 달하며 최근에는 심평원에서도 이 시술의 보험적용을 인정했다.
김재욱 원장은 “수술비용이나 사회.경제적 비용 면에서도 인터벤션 시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라며 “하루빨리 국내에서도 저변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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