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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길리아드가 되겠다"
[ 2010년 03월 30일 00시 20분 ]
올해 초 세계 굴지의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 한 바이오벤처와 함께 항생제 신약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기업과 신약개발을 공동으로 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선례가 없었던 터라, 시장의 관심은 이 바이오벤처기업으로 쏠렸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은 다국적 제약사와 신약 연구개발 전략적 제휴를 했다는 것은 크리스탈지노믹스가 보유한 신약 발굴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조중명 사장
[사진]
은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국내 바이오벤처가 나아가야 할 길로 ‘기술력’을 꼽고, 이 같이 밝혔다.
이번에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2년간 연구비용을 지원 받아 항균 표적을 대상으로 한 후보물질을 발굴해낼 예정이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연구비용 이외에도 성공 기술료 및 상품화 후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받을 수 있어 바이오벤처에서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게 됐다.
사실 조 사장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이러한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고도 볼 수 있다.
생명공학 1세대로 불리는 그는 LG가 럭키란 이름을 사용하던 80년대부터 이곳에서 근무하며 의약품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은 유일한 신약인 LG의 팩티브(항생제)도 그의 손끝에서 나온 성과다.
조 사장은 “LG 바이오텍 연구소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의약품 연구 개발에 몰두해 성공적인 제품화로 이어지게 했다는 것이 소중한 자산”이라며 “그래도 혁신신약을 만들기에는 틀안에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어 십수년간 근무했던 LG를 떠나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창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 회사를 창립한 조 사장은 초기에 수익원 창출이란 고믹에 잠시 빠졌던 적이 있지만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내 떨쳐내 버릴 수 있었다고 한다.
회사 설립 3년만인 2003년 발기부전 치료제의 표적 단백질(PDE5)이 체내에서 작용하는 3차원 구조를 규명한 논문을 네이쳐 표지논문으로 싣는가 하면, 세계에서 처음으로 저산소증 표적단백질 3차원 구조도 풀었다.
모두 LG에서 쌓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이란다.
조 사장은 “전체 직원 60명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만 52명이다. 이는 대기업 보다, 아니 대기업보다 오히려 더 많은 연구진들을 갖추고 있는 셈”이라며 “미래를 내다보고 매출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에 쏟아 붓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질환표적단백질에 맞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 일반적으로 100만불 이상을 들여 수많은 물질을 빠르게 검색하는 고속약효검색(HTS)를 하는 것과 달리, 크리스탈지노믹스는 3차 구조를 분석한 SBDD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조 사장은 “SBDD 방식은 기술력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매우 힘든 일”이라며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시설을 갖추고 후보물질 검색 단계에서부터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여나가고 있는 만큼 연간 1~2개의 후보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목표는 지금 당장 흑자를 내는 것에 주목하지 않는다. 회사의 미래가치를 계속해 키워내 가는 데 주력할 뿐이다.
“지난 10년간 연구 끝에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된다는 뜻이죠. 미국의 슈퍼 바이오벤처 길리아드사가 설립 후 15년 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다 2009년 시가총액 46조원으로 성장한 것처럼, 크리스탈지노믹스를 한국판 길리아드로 키워낼 자신이 있습니다.”
한편,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최근 유럽에서 슈퍼 박테리아를 치료하는 차세대 항생제(CG400549)의 임상 1상을 마치고 연내 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주요 제품인 관절염치료제(CG100649)는 현재 임상 2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2013년 경 개발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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