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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직원 스트레스 관리 나선 교수님
[ 2010년 05월 03일 08시 32분 ]
병원의 하루는 고달프다. 밀려드는 환자로 점점 거세지는 노동의 강도 탓에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물론,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불만을 처리하다보면 마음마저 쉬 지친다.

“서비스산업의 숙명이라고 할까, 병원계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외부에서 비롯된 갈등이 종종 내부의 갈등으로 비화되기도 하고요.”

경희의료원이 최근 작은 실험 하나에 나섰다. 지난 2월부터 신경정신과 백종우 교수[사진] 주도로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에 나선 것이다.

매달 한 차례씩 백 교수는 교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고, 병원에서 일하는 어려움과 고민, 해법을 서로 나누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3일, 3번째 모임을 앞두고 있다.

“흔히들 병원에서 일하는 분들을 감정노동자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고객의 만족이 최우선인 서비스업에 속하다보니 자기감정을 숨겨야 하는 까닭이죠. 특히 병원은 아픈 분들이 모인 곳이라 더 그렇죠. 의사, 간호사는 말할 것도 없고 행정직도 예외일 순 없습니다.”

이러한 내적 감정과 외적 표상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필연적으로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한다.

환자, 즉 고객에서 얻은 불만을 풀기 위해 자신의 주변으로 화풀이의 대상을 옮긴다는 것이다.

여기서 직역간의 갈등이 발생하고, 서로간의 불신이 쌓인다. 그리고 그 결과는 병원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백 교수가 만든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토론회는 비공개를 연다고 한다. 자신의 깊은 속내를 드러내야 하는 까닭이다. 누가 참여하는지, 무슨 고민이 오고 가는지 모두 그 자리에서 나누고 또 사라진다.

백 교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는 곤란하지만, 이 자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내용은 저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기에 모두들 공감하는 내용들”이라며 “서로간의 고민을 들어보고 참석자들이 서로 해법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고민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은 병원의 정식 지원을 얻어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규모가 작은 만큼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는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백 교수는 못내 아쉽다. 보다 많은 교직원들이 자신의 스트레스를 관리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기 힘든 탓이다.

백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복지 정책으로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를 도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병원에서는 아직”이라며 “지금 하고 있는 토론회가 장차 EAP 수준으로 확장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교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별도의 고충을 상담하는 팀을 만들고, 이곳을 들르기 위한 보고나 상담에 따른 결과가 정리되지 않는 상시적인 기구 말이다.

백 교수는 “물론 여기에는 당연히 어려운 환경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전공의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병원계 전체로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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