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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후에도 병원 찾는 대학병원 원장님
[ 2010년 05월 14일 00시 27분 ]
지난해 말 순천향대병원에서 김연일 교수의 색소폰 공연을 관람한 장기입원 환자라면 최근 다소 의아함을 느꼈을지 모른다.

'라스트 콘서트'라는 명칭 아래 진행된 고별 무대였지만 김 교수는 색소폰을 들고 다시 병원을 찾았다. 그가 들려주는 감미로운 선율을 기다리는 환자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병원장까지 역임한 명예교수가 병원을 떠난 이후에도 무대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

색소폰 연주 10년 경력의 베테랑 '뮤지션'인 김연일 명예교수(정형외과)는 11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정년퇴임 이후에도 공연은 계속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 뿐"이라며 덤덤히 소회를 밝혔다.

"전문 아카데미를 통해 색소폰을 배운지 10년 됐습니다. 이제 감정을 넣어 부르는 경지에 도달했다고나 할까요.(웃음) 요즘에도 매일 아카데미에 가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어버이날 기념으로 진행된 연주회는 김연일 명예교수와 안과 이성진 교수, 색소폰아카데미 이정민 원장이 함께했다. 연주 멤버는 김 명예교수가 구성한 것이다.

김 명예교수는 "뒤를 이어 색소폰 연주를 담당할 적임자로 이성진 교수를 택해 아카데미에 소개했다"면서 "이 교수가 본래 피아노를 잘 쳐서 색소폰도 빠르게 익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주회에는 그의 제자인 정형외과 전공의들도 빠짐없이 참석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김 명예교수는 실습기간 마지막 날 그간 고생한 의대생들에게 자장면을 사주는 '자장면 데이'를 처음 제정할 정도로 제자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스승이기도 하다.

그가 정년퇴임하던 날, 정형외과 전공의들은 자체적으로 주문제작한 공로패를 깜짝 선물했다. 제법 모양새를 갖춘 공로패에는 "당신을 족관절수술의 달인으로 인정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김연일 명예교수에 대한 제자들의 애정과 존경심을 엿볼 수 있는 일화다.

수준급 색소폰 연주뿐만 아니라 카레이싱, 수동 카메라 촬영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지만 의사로서 그의 관심은 언제나 환자에 쏠려 있다.

"후배 의사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의술은 상술이 아닌 인술이 돼야 한다는 거죠. 논문 많이 쓰고 연구 잘한다고 명의가 될 수는 없잖아요."

교수 직함을 벗고 인생 2막을 설계하고 있는 김연일 명예교수는 "병원을 나와 외부인의 시각에서 의료계를 바라보니 변화된 환경 때문인지 돈벌이에 치중하는 의사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늘 진정성을 갖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환자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고언(苦言)을 던졌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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