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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출신 의사가 불어 넣는 '삶의 희망'
[ 2010년 07월 13일 10시 40분 ]
“삶이 힘겨워서 견디기 조차 힘들었습니다. 매달 내야하는 집 임대료와 공과금도 벅찬 상황에서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건 사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도 뭔가를 해내야겠다는 생각에 꿈을 붙들고 도전할 수밖에 없었고 서울의료원에서 폭넓게 지원해주셔서 결국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새터민 우영철(가명, 40) 씨는 서울의료원의 ‘특수 취약계층 전문인력 교육지원 사업(이하 지원사업)’을 통해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한 1호 의사로 최근 ‘북한 이탈 청소년’을 위해 봉사활동에 나선 그는 삶의 희망을 얻고 있다.[사진]

새터민 학생 돕는 새터민 의사

서울의료원에서는 지난 5월 3일과 6월 18일 두 번에 거쳐 경기도 안성의 한겨레 중ㆍ고등학교를 찾아 진료봉사를 하고 왔다. 그 중에는 새터민 출신 의사인 우영철 씨도 있었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며 “만감이 교차합니다. 어려운 탈북과정을 통해 남한에 정착했고 나를 알지도 못하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진료하는 북한 이탈 청소년들도 건강히 잘 자라고 어서 빨리 남한 사회에 적응해서 꿈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진료 봉사를 받는 아이들은 우 씨의 말투로 그가 새터민인 걸 알았는지 유독 그의 앞에 줄을 많이 섰고 그를 편안해 했다.

진료를 받은 한 학생은 “내가 남한 사회에서 평범한 사회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매일 가졌었는데 새터민 출신의 의사선생님 진료를 받으면서 무언가를 이룰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새터민 출신 의사 우영철 씨는 북한에서의 학력 인정이 가능해 의사 국가고시에 지원해 합격했다. 하지만 수련병원 전공의 모집시험의 기본 구비서류인 성적증명서 및 졸업증명서를 구비할 수 없어 서울의료원의 내부적 검토와 통일부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서울의료원 전공의 모집시험에 합격해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울의료원과 몇몇 분들 도움으로 의사 꿈 이뤄

서울의료원에서는 2009년부터 새터민 출신을 위해 공부방 및 교육자료 제공과 수련 환경 을 제공하고 있다. 지원사업 1기로 우영철 씨 외 3명의 북한 의사직 출신 새터민을 지원했으며 현재는 2기 5명에 대해 지원 중이다.

서울의료원 지원사업 1호 의사인 우영철 씨는 “원래 홍보실이 있던 자리를 비우고 과장님들이 직접 책상, 의자, 가운, 컴퓨터 등을 하나씩 갖다 주셨다”며 “우리 새터민들에겐 더 이상 좋은 환경이 없을 정도로 신경 써주고 계시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공부를 하는데 무엇보다 큰 걸림돌은 생활의 어려움”이라며 “가족 생활비도 없는 상황에서 공부를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생활이 어려운 그가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지원이 아닌 개인적인 도움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연히 알게 된 서울대 의대의 교수님은 우 씨를 불러 사비로 공부에 필요한 의료서적을 사줬다. 또한 시험 교재를 사라며 우 씨에게 수 십여 만원을 지원해줬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목사님의 소개로 알게 된 서울의료원의 의사선생님이 힘써준 것이 계기가 돼 지원사업이 시작됐고 우 씨는 그로 인해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다.

우 씨는 “선생님들께서 컨퍼런스, 회진에 계속 참석시켜주셔서 처음엔 알아듣지도 못했는데 계속 하다 보니 자연스레 익힐 수 있었다”며 “그뿐만 아니라 서울대, 고려대, 순천향대, 이화여대, 삼성병원, 관동대 등과 연결 시켜 올해 처음으로 있었던 실기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에서 교수님들이 산발적으로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이런 규모는 없다”며 “현재 서울 근처에 있는 의사 출신의 새터민들이 몇 명 있는데 생활이 어렵더라도 이렇게 좋은 기회가 있을 때 도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새터민들이 직업 훈련을 하면 통근비, 숙식비 등이 지원되며 자격증을 땄을 경우에는 200만원 가량의 자격취득 장려금이 나오는데 의사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다”며 “정책이 좀 바뀌어서 의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지원이 되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그는 “새터민 중 의사 출신 80명 중에서 의사활동 인구는 10여명에 불과하다”며 “작년부터 서울대 교수님 몇 분과 서울의료원 선생님 몇 분이 이를 개정하기 위해 추진하고 계시긴 하지만 좀 더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명훈 hmh315@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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